노인이 퍼즐을 풀며 인지훈련을 하는 모습

출처 : SONOW

뇌의 가소성, 노년기에도 새로운 신경회로 형성 가능하다

인간의 뇌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과거에는 뇌 발달이 청소년기에 대부분 완료되고 성인기 이후에는 뇌세포가 점차 감소만 한다고 여겨졌으나, 최신 신경과학 연구는 80대, 90대에도 적절한 자극을 통해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신경과학팀이 65세 이상 노인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0년간의 종단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인지 자극을 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평균 48% 느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지 자극의 종류보다 지속성과 다양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인지예비력, 알츠하이머 병리 존재해도 증상 지연시키는 보호막

인지예비력(Cognitive Reserve)이란 뇌가 손상이나 병리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마치 컴퓨터의 백업 시스템처럼 작용하여, 뇌의 일부가 손상되더라도 대체 경로를 통해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병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인지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슈퍼에이저(Super-ager)'들의 뇌를 연구했다. 그 결과, 이들은 평생에 걸친 인지적 도전과 학습을 통해 형성된 풍부한 시냅스 네트워크가 뇌 손상을 보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예비력은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구축되는 자원입니다. 70대에 새로운 언어나 악기를 배우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 야마다 켄지, 도쿄대학 노화연구소 교수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시냅스 강화 전략으로 인지기능 유지해야

인지예비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첫째, 인지적 도전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 배우기, 퍼즐 풀기, 독서, 토론 참여 등 뇌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활동이 효과적이다.

둘째, 신체활동은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산소 운동은 뇌로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신경영양인자(BDNF) 생성을 촉진하여 시냅스 형성을 돕는다. 주 3회, 3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만으로도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2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셋째, 사회적 교류는 뇌에 복합적인 자극을 제공한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와 교류는 여러 인지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켜 시냅스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특히 세대 간 교류는 더욱 효과적인 인지 자극을 제공할 수 있다.

인지예비력 강화는 특별한 약물이나 치료가 아닌, 일상에서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나이가 들어도 뇌는 계속해서 훈련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