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리듬 기반 댄스 테라피, 뇌의 타이밍 회로 재구성 효과 확인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댄스가 뇌의 타이밍 회로 가소성(plasticity)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신경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8월 뉴런(Neuron)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댄스 활동은 뇌의 기저핵(basal ganglia)과 소뇌(cerebellum)를 연결하는 신경 회로를 강화하고 재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 128명을 대상으로 12주간의 댄스 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참가자들의 시간 지각 능력과 운동 협응력이 평균 27%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특히 fMRI 스캔 결과, 리듬감 있는 움직임을 반복할 때 전두엽과 두정엽 사이의 신경 연결이 강화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타이밍 회로란 뇌가 시간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 네트워크로, 일상생활에서의 움직임 조절부터 언어 이해, 의사결정까지 광범위한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이 회로의 가소성을 자극하고, 이는 단순한 운동 능력 향상을 넘어 전반적인 인지 기능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댄스 테라피, 치매 예방과 뇌졸중 재활에 효과적인 중재법으로 부상
댄스 테라피의 신경학적 효과는 노화 관련 인지 저하와 신경계 질환 치료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2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종단 연구에서, 주 2회 이상 댄스 활동에 참여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3년 후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4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졸중 재활 분야에서도 리듬 기반 움직임 치료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 국립재활원의 임상 시험에 따르면, 전통적인 물리치료와 함께 댄스 테라피를 병행한 환자들은 운동 기능 회복 속도가 평균 31% 빨랐으며, 균형 감각과 보행 능력이 현저히 개선되었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러한 효과가 댄스의 다중감각적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댄스는 청각(음악), 시각(동작 관찰), 고유감각(신체 위치 인식), 운동 실행 등 여러 감각 체계를 동시에 활성화시킵니다. 이 통합적 자극이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하고, 신경 회로의 재구성을 촉진합니다."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민수 교수의 설명이다.
일상 속 리듬 활동으로 뇌 건강 증진하는 실용적 방법 제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리듬 기반 활동을 통해 뇌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전문적인 댄스 수업이 아니더라도, 음악에 맞춰 걷기, 가벼운 스텝 운동, 심지어 집안일을 리듬감 있게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타이밍 회로의 가소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최근 '리듬과 뇌'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리듬 기반 인지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개인의 리듬 감각과 반응 속도를 측정하고,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에 댄스 테라피와 리듬 기반 중재법이 표준 의료 프로토콜의 일부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인지 건강 유지와 신경계 질환 예방을 위한 비약물적 접근법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