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 시스템 오류 안내 화면과 택배 집하 지연 현장

출처 : SONOW

로젠택배 차세대 시스템 도입 이틀 만에 전국 배송망 마비 사태 발생

로젠택배가 웹 기반 '로젠 통합물류정보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심각한 전산 장애를 일으켜 전국적인 배송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8월 16일 신규 시스템을 출시하고 기존 'wLOGEN'과 'iLOGEN' 시스템 접속을 차단한 로젠택배는 17일부터 일부 오류를 보이다가 18일 오전 9시부터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됐다.

특히 주말 동안 쌓인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월요일 오전에 시스템이 다운되면서 쇼핑몰 운영자들은 송장 출력이 불가능해 배송 업무가 전면 중단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 쇼핑몰 운영자는 "오전 내내 200여 건에 달하는 송장을 하나도 출력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구버전 복구 시도에도 송장 삭제·재설치 불가 등 이중고 발생

로젠택배는 시스템 장애 발생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경에야 구버전 시스템 복구를 결정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일부 사용자들은 오류 원인이 구버전과의 충돌이라 판단해 기존 프로그램을 삭제했으나, 재설치 과정에서 서버 과부하로 다운로드조차 원활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구버전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에도 송장 출력 오류가 지속됐다는 점이다. 한 운영자는 "iLOGEN 다운로드 및 실행에 약 1시간이 소요됐지만, 송장 출력에서는 계속 오류가 발생했고, wLOGEN은 로그인만 되고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송장 출력이 가능해진 시간은 오후 1시 45분 이후로, 이 과정에서 주말에 미리 작성해둔 송장들이 전산에서 모두 삭제되는 추가 피해도 발생했다.

물류 디지털 전환 과정의 리스크 관리 부실 드러내

로젠택배 측은 "차세대 시스템 오픈 후 원활하지 못해 기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수 사용자의 동시 접속으로 네트워크 및 서버 과부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충분한 테스트와 위기 대응 계획 없이 시스템을 전면 교체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택배 산업과 같이 실시간 처리가 중요한 물류 시스템에서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차단한 채 신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식은 위험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물류 시스템 전환 시에는 충분한 테스트 기간과 단계적 전환, 비상 복구 계획이 필수적"
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