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의 모습

출처 : SONOW

조선업 호황으로 배당 여력 급증, 6개월 만에 20배 성장

한화오션의 배당가능이익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주환원 여력이 크게 확대되었다. 한화오션의 상반기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기반으로 추산한 배당가능이익은 4497억원으로 집계되었으며, 보수적 계산으로도 약 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말 기준 183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주주환원 여력이 20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 수치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과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한 것이다. 상법상 미실현손익인 기타포괄손익은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현금화 전까지 배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외했다. 또한 신종자본증권은 실무적 판단에서는 자본으로 보지만 주주에게 배분할 수 없는 이익이기 때문에 계산에서 빠졌다. 만약 기타포괄손익과 신종자본증권까지 포함할 경우 배당가능이익은 약 3조원으로 확대된다.

배당 시 순이익의 최대 10% 수준을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환산 순이익 8910억원 중 891억원을 적립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은 약 3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실질적인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은 4551억원에 달한다.

HD조선과 대조되는 전략, 배당보다 미래 투자 선택

한화오션과 대조적으로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펼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작년 결산 직후 주당 5100원씩 총 3606억원을 환원한 데 이어, 8월 분기 배당금 총 2263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이를 합산하면 총 5869억원의 현금이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간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들도 수익을 주주와 나누기 시작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배당 대신 신규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확보한 현금을 M&A와 설비 보수 등 생산시설 확충에 투입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지난해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전문 업체 다이나맥과 미국 필리조선소 등을 인수했다. 또한 올해 사업비 계획에 따르면 하반기에만 설비 투자에 8000억원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 우선 전략 때문에 경쟁사와 달리 주주환원에는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배당 재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명확히 밝혔다. 배당가능이익 3600억원 한도 내에서 이익준비금을 제외하면 최대 2700억원까지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수혜와 전략적 선택

한화오션의 급격한 재무 개선은 조선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이른바 '슈퍼사이클'의 직접적 결과다. 신조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손익 구조가 급격히 변화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결손 상태로 배당 여력이 전혀 없었지만, 조선업 호황기가 지속되면서 단기간에 흑자 전환과 동시에 막대한 현금을 축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화오션의 경영진은 현재의 호황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조선업계의 기술 변화와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한화오션의 M&A 전략은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싱가포르 다이나맥 인수는 해양플랜트 분야의 기술력과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고,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는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인수를 통해 한화오션은 전통적인 상선 건조를 넘어서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트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설비 투자 역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 요소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기술적 요구사항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화오션이 하반기 8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한 것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

주주와 시장의 반응, 그리고 향후 전망

한화오션의 투자 우선 전략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선업 호황기에 주주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투자를 우선하는 것이 옳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조선업의 순환적 특성을 고려할 때, 현재의 호황기에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이러한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지속될 경우, 투자 계획의 진행 상황에 따라 일부 배당 재개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오션으로서는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