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열어서 과민해지고 있는 부모님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내용:
**초등학교 급격히 증가하는 '수학 선행'... 학생들의 수학 적응도 점점 낮아지며, "흥미는 없어" 고민을 제기하며 학부모들 또한 마음이 나답니다.**
현재 중학교 1∼3학년 재학생 약 2만5천명을 대상으로 교과별 흥미도를 분석한 결과, 수학은 100점 만점에 59.2점으로 주요 7과목 중 가장 낮았습니다. 같은 달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나는 수학을 포기하고 싶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30.8%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 6천358명(초등학교 6학년 2천36명, 중학교 3학년 1천866명, 고등학교 2학년 2천4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로, 고등학생 5명 중 2명·중학생 3명 중 1명이 '수포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 23일 목동 학원가에서 만난 예비 중1 김지원(13) 군은 "지금 인수분해 부분(중3 과정)을 나가고 있는데 영어는 재밌지만 수학은 재밌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예비 고2 신모(17) 군은 "어릴 때 특히 수학 과목은 선행을 힘들게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딱히 큰 도움이 됐다고는 느끼지 못한다"며 "지금도 제게 수학이 제일 골칫덩어리인데 차라리 나이에 맞는 과정에 더 집중했으면 좋았겠다고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다들 선행학습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예비 중3 학부모 이지현(45) 씨는 "(선행이) 마냥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굳어지다 보니 나도 시켰다"며 "어릴 때 진도에만 집중해서 애가 수학이 제일 재미 없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예비 초6 학부모 한모(36) 씨는 "아이가 숫자랑 별로 친하지 않아 학원에서 중학교 선행을 시키고 있다"며 "아이 또래 중에서는 고등학교 선행을 조금씩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학교 과정부터 빨리 시작해서 속도를 붙여야 나중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맘 카페'에서도 수학에 대한 고민 토로와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 지난달 네이버 이용자 '아***'는 "초5인데 중학 과정 선행하는 거 보면 선생님이 풀어준 거 필기만 엄청 하다가 집에 와서 또 숙제를 힘겨워하고 반복이다. 수학 선행에서 심화를 안 하면 선행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애가 초딩인데 수학에 질려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난 11일에는 네이버 이용자 '클***'이 "벌써 고등 과정에 들어가는 아이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을 보니 너무 걱정된다"는 글을 올리자, "수학은 무조건 선행이라네요 저도 믿기 싫으네요"·"여름 때 중등 들어가고 6학년 중후반에 고딩 들어가는 게 대치동서 선행한단 애들 평균 진도인 것 같고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지난 15일 네이버 이용자 '보***'가 올린 '중학생 or 초등학생이 고등수학 하기'는 누적 조회수 1천600여회를 기록했다. 두 아이를 선행시켰다는 작성자는 "초등 중학생 아이들이 고등수학 힘들어한다고 어머님들도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엄마가 좀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천천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썼다. 이에 "얼마 전 초4에 중등 끝내고, 초5에 고등 1학년 끝내고 중1에 미적2, 확통, 심지어 기벡까지 하고 고입한다는 아이들 얘기 들으며 경이로웠다"·"선행을 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아이가 소화 가능한지도 모른 채 가혹한 줄 알면서도 시키게 되고, 안 하면 불안해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박병도 충북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이른 나이 과도한 선행 때문에 수학에 흥미가 떨어지는 현상은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라며 "그러나 이미 다들 선행을 많이 하고 변별력 때문에 문제도 쉽지 않게 출제되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선행을 하더라도 학생 수준에 맞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선행을 해야 한다면 학생 스스로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학습 과정에서 자신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자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조카도 모르는 수학문제 있으면 저한테 들고 오는데 그럴 때마다 '어떤 경우라도 답을 모른다고 해서 찍지 말라'고 조언한다"며 "찍어서 맞으면 그게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A 수학학원 강사 최모 씨는 "수학은 단기간에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과목이 아닌데 막무가내로 수준을 올리다 보면 아이 입장에서는 문제가 풀리는 논리를 모르는데도 일단 공식에 때려 넣어 답을 맞히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며 "이런 게 반복되다 보면 재미를 못 느끼게 되고 당연히 (수학에)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아이가 정말 똑똑해서 다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지만 이런 케이스는 극히 드물고, 선행을 꼭 시키고 싶다면 아이의 현재 상태를 잘 파악하고 아이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