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파괴 주된 양형 사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고 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이를 주된 양형 사유로 들었다. 1996년 8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비슷한 양형 취지이다.

재판부는 내란죄가 결과범이 아니라 위험범이며, 우리 형법이 이례적으로 높은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내란죄 자체로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문에도 비슷한 취지의 양형 사유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재판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는 이유 중 하나로 "우리 헌정사를 크게 주름지게 한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수괴로서 군 병력을 동원해 12·12사건과 5·17, 5·18사건을 일으켜 헌법질서를 문란케 했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행위 논쟁 재판부 판결 내역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모두 비상계엄이 대통령 고유의 통치행위이므로 내란죄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형사합의25부는 "피고인은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그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이었다"며 이러한 주장을 배척했다. 전 두환 전 대통령 재판부도 비슷하게 "피고인들은 폭동에 이르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전국확대 선포행위를 이용한 것이고 그 이후에 이뤄진 일련의 조치들은 국가통치권 차원의 계엄 업무의 집행이 아니라 국헌문란의 목적 하에 이루어진 폭동행위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라고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량 차이의 근본 원인: 피해 발생 여부

형량은 구체적인 피해 발생 유무로 보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그의 내란 과정, 그 이후 대통령으로 집권하는 시기에 발생한 실질적인 피해를 상세히 나열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병력을 동원해 발포하도록 함으로써 수많은 사상을 발생하게 한 점, 피해자와 유족들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정국을 장악해 대통령이 됨으로써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느꼈을 정신적 피해가 큰 점 등이 이유였다. 재판부는 "대통령 재직 중 경제적 안정에 기여하는 등 업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크게 참작할 수 없다"며 "법정 최고형을 피할 수는 없다"라고 결론 내렸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형사합의25부는 "(윤 전 대통령이)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탄 소지 등 직접적인 물리력이나 폭력을 행사한 상황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 등을 참작했다는 것이다.

두 전직 대통령 내란 수괴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형법 개정 전 내란 수괴)로 피고인석에 앉아 법의 심판을 받는 두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들의 1심 선고는 모두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이뤄졌다.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1심 형량은 징역 22년 6개월이었다. 그는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고 마찬가지로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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