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공장에서 연행되는 한국인들의 모습

출처 : SONOW

미국 조지아주 공장 대규모 단속으로 475명 체포, 다수가 한국인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의 한 공장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급습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일주일간 한미 양국을 긴장시켰다. 단속 과정에서 총 475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은 단속 다음 날인 5일 공식 발표를 통해 체포 규모를 공개했다. 특히 양손에 수갑과 쇠사슬을 찬 채 연행되는 모습을 이민 당국이 직접 공개하면서 국내에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그들은 불법 체류자들이고 이민세관단속국은 그냥 자기들 일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지아주는 한국계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지역으로, 현지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집중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총력 대응, 현지 총영사관 구금자 면담 시작

단속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 정부는 즉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한 구출 작전에 나섰다. 현지 총영사관이 앞장서 구금된 한국인들과의 면담을 시작했고, 대통령실도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주말 내내 이어진 집중적인 외교 협상 끝에 7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전세기가 우리 국민 여러분을 모시러 출발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현지시간 10일 귀국이 예정됐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하는 듯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문제 제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제가 직접 검토하겠다"며 인력 교류 필요성까지 거론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10일 전세기가 조지아로 출발한 직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트럼프 '숙련 근로자 미국 잔류' 돌발 제안으로 귀국 지연

10일 예정됐던 귀국이 갑작스럽게 무산되면서 외교가에는 당혹감이 확산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 사정으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다"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우리 국민들이 구출되어서 비행기를 타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귀국이 지연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된 한국인들은 미국에 남는 게 어떻겠느냐"며 갑작스럽게 제안하면서 귀국 절차가 중단된 것이다.

이는 미국 제조업계의 숙련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조지아주 지역의 제조업체들이 한국인 근로자들의 기술력과 숙련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일방적인 추방보다는 합법적인 체류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막판 한미 조율 성공, 300여 명 전원 무사 귀국 완료

워싱턴에서는 긴박한 외교 협상이 이어졌다. 양국 외교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구금된 국민들의 즉시 석방과 귀국을 최우선 목표로 협상을 지속했다.

막판 한미 조율 끝에 귀국 절차는 다시 재개됐다. 11일(현지시간) 한국인 300여 명이 가까스로 석방되면서 오늘 한국 땅을 밟게 됐다. 이들은 전세기를 통해 안전하게 귀국했으며, 정부는 귀국 즉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한미 관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미국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법적 지위 보장과 관련해 양국간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