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푸틴, 1년 3개월 만에 중국 재방문해 SCO 정상회의 참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 톈진에 도착했다고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이번 방중은 작년 5월 중국 국빈 방문 이후 1년 3개월여 만으로, 세 명의 부총리와 10여명의 장관, 대기업 대표들을 포함한 대규모 대표단이 수행했다.
CCTV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두고 "중러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양국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놓여 있고, 혼란과 변혁의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안정되고 성숙하며 전략적 내용이 풍부한 강대국 관계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서방의 대러 제재 속에서도 중러 밀착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정은과 함께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 예정
푸틴 대통령은 이틀간 예정된 SCO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9월 3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참석한다. 이는 중국이 주도하는 반서방 연대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 행사로, 러시아와 북한이 중국과의 3각 협력 체계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 앞서 중국 신화통신 서면 인터뷰를 통해 '공정한 다극 세계질서' 구축을 강조하며 중러 밀착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 맞서는 대안적 국제질서 구축을 목표로 하는 중러 양국의 전략적 합의를 반영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는 중국과의 경제·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양국 간 무역액은 2024년 2,4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CO, 안보 협력체에서 대서방 경제·문화 연대로 확장
상하이협력기구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4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창설한 다자 협의체로, 초기에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했다. 그러나 중러 양국과 서방 진영의 대립이 선명해지면서 최근에는 경제·문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현재 SCO는 2017년 인도·파키스탄, 2023년 이란, 2024년 벨라루스가 추가로 가입하면서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어났다. SCO 회원국들의 총 GDP는 약 23조 달러로 전 세계 GDP의 약 25%를 차지하며, 인구는 약 32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40%에 달한다. 특히 중국이 미국 등 서방에 맞서 글로벌사우스 결집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브릭스와 함께 SCO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0여개국 지도자와 국제기구 관계자 10명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경제 협력 확대, 에너지 안보, 디지털 협력, 인프라 연결성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다극 세계질서 구축을 위한 중러 전략적 파트너십 공고화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단순한 정례 외교 일정을 넘어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중러 양국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반영됐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양국은 서방 견제를 위한 공동 전선 구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SCO 정상회의와 전승절 기념행사가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시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참석은 중러북 3각 협력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