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ONOW
23년 대역사, 드디어 열차가 달린다
전남 서남권을 연결하는 목포-보성 남해안철도가 착공 23년 만에 드디어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영업시운전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이르면 9월 27일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이 노선은 단순한 교통편 개선을 넘어 지역 경제 성장과 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개통되는 구간은 목포시 옥암동 임성리에서 출발해 영암, 해남, 강진, 장흥, 장동, 보성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82.5km 구간이다. 1조6400억원이 투입된 이 노선은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단선 전철화 노선으로, 7개 역사 중 임성리역을 제외한 6개 역이 새로 건립됐다.
목포-보성 철도의 역사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0년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2003년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쳤지만, 예산 중단과 감사원의 재검토 등으로 사업이 수차례 지연됐다. 하지만 전남도의 끈질긴 추진 의지와 지역민들의 열망에 힘입어 마침내 23년 만에 열차 운행이 현실이 됐다.
획기적인 시간 단축과 접근성 개선
남해안철도 개통의 가장 큰 효과는 획기적인 이동시간 단축이다. 기존에는 목포에서 보성까지 가려면 반드시 광주를 경유해야 해 2시간 16분이 소요됐지만, 앞으로는 직선 구간으로 1시간 3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이는 73분, 즉 1시간 13분의 시간 단축 효과로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수십 년간 철도에서 소외됐던 전남 서부·중부권 주민들의 교통 접근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된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자가 많은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는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수단이 생기는 셈이어서 의료·교육·문화 서비스 이용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향후 순천-신보성 구간이 2030년까지 완공되면 목포에서 부산까지 2시간대 주행도 가능해져 영호남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해안 일대를 하나의 광역 생활권으로 묶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별 관광·경제 활성화 전략 가동
철도 개통을 앞두고 각 지역은 벌써부터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해남군은 계곡면에 새 역사가 들어서면서 철도 관광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협약을 체결해 9월 말부터 철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임 50% 할인과 관광지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QR 인증을 통한 추가 할인 쿠폰 발급으로 철도 관광 상품 이용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해남의 대표 관광지인 우수영관광지, 미황사, 땅끝마을 등과 철도역을 연계한 관광 패키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보성군은 이번 개통으로 신보성역과 기존 보성역, 두 개의 철도역을 갖게 됐다. 도심 내외부로 유동인구가 확대되면서 균형 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보성 녹차밭, 율포해수욕장 등 기존 관광 자원과 철도 접근성이 결합되면서 관광객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보성이 전남 중부권 발전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철도 인프라에 맞는 발전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전선 전철화와 연계한 지역 개발 방안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전남도는 개통 초기 열차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무궁화호와 고속열차를 하루 2회 이상 운행할 방침이다. 또한 목포역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곧바로 인근 지역을 여행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 연계 운영 등 종합적인 활성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목포-보성 철도 개통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관광·경제 활성화를 이끌 핵심 인프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