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전경과 희망퇴직 관련 인력 구조 변화 그래프

출처 : SONOW

50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인력 선순환 명목

LG전자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50세 이상 직원과 최근 3년간 성과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희망퇴직은 다음 달 중 진행될 예정이며, 인력 선순환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2023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에는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최대 3년치의 연 급여를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희망퇴직 위로금과 자녀학자금 등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희망퇴직금의 규모는 퇴직 희망자의 연차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사 측은

"이번 희망퇴직은 철저히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전제로 진행된다"
"LG전자는 젊고 힘있는 조직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조직 내 연령대별 구성 등을 고려해 필요에 따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인력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인사 적체 문제 등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회사를 떠나 새로운 길을 찾기 원하는 직원 입장에서도 희망퇴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고령 인력 급증과 핵심 연령층 감소의 불균형

LG전자의 이번 희망퇴직 실시 배경에는 연령대별 인력 구성의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2년간 30~40대 직원은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의 직원은 23%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LG전자에서 50세 이상의 직원은 1만1993명으로 전체 직원의 16.3%를 차지한다. 최근 2년 사이 50세 이상 직원은 23.7% 늘었으나, 같은 기간 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30~49세 직원의 수는 2.5% 감소해 인력 조정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인력 구조의 역피라미드화는 LG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와 함께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고연차 직원의 높은 인건비 부담과 승진 적체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 인력의 급증은 단순히 인건비 부담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역동성과 혁신 역량에도 영향을 미친다""특히 IT와 전자산업처럼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업종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TV 사업부 영업손실, 구조조정 촉발

이번 희망퇴직은 TV 사업을 담당하는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 사업본부에서 먼저 진행될 예정이다. MS 사업부는 지난 2분기 19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TV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LG전자의 전체적인 실적 부진도 영향을 줬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6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최근 전사 차원에서 임원의 복지후생비 감축과 직원의 해외 출장 최소화 등 비용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TV 사업 부문의 어려움은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글로벌 TV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LG전자로서도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관세정책과 노란봉투법, 이중고에 시달리는 기업들

LG전자의 희망퇴직 실시는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이 방어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국내 노동법 개정 등이 기업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미국이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인 만큼, 관세 인상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에서는 집권여당이 기업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곧 강행 처리할 예정이어서 재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고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업들은 노사관계 악화와 경영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조정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 구조조정 확산 우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희망퇴직 실시를 계기로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동종 업계 기업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장기진급누락자나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수시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최근 국내외 현황을 고려해 추가 조치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정기적인 인력 관리 차원에서 성과 미달자나 장기 미승진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러한 우려는 단순히 전자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주요 수출 업종 전반에서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제 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이 겹치면서 국내 제조업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경기 악화를 이유로 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노사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확산될 경우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정부 차원의 고용 안정 대책과 함께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