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마지막 선택' 주장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최근 내란 재판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더불어민주당 해산 절차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배보윤 변호사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연 내란 피고인 8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서류증거 조사 도중,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검토했다고 핵심 주장을 드러냈다.
배 변호사는 민주당의 예산안 삭감과 탄핵 남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망 해킹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은 국정책임자로서 국민투표 부의, 위헌정당 해산 제소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한 끝에 헌정 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가장 작은 ‘메시지 계엄’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서 비상계엄 선포 전 다른 조처들을 검토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 결정문' 의식하는 주장
이날 배보윤 변호사의 언급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문을 다분히 의식한 주장으로 보인다. 헌재는 지난해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며 “국회의 반대로 인하여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실현할 수 없으며, 선거제도나 관리에 허점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면 헌법개정안을 발의하거나,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이거나, 정부를 통해 법률안을 제출하는 등, 권력구조나 제도 개선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설령 야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우리 사회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하여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는 데 이르렀다고 판단하였더라도, 정부의 비판자로서 야당의 존립과 활동을 특별히 보장하고자 하는 헌법제정자의 규범적 의지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헌법재판소에 정당의 해산을 제소할 것인지를 검토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메시지 계엄', 헌법적 타당성 논란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러한 지적들을 감안해 내란 재판에서 헌재가 언급한 선택지도 고려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야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 등을 검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설사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검토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메시지 계엄’이라는 주장 자체가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요건(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맞지 않는다. 헌재 역시 “비상계엄의 선포는 그 본질상 경고에 그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엄이 단순히 ‘경고성 계엄’ 또는 ‘호소형 계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