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한국 정부, R&D 센터 설립 합의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글로벌 AI 칩 선도기업 엔비디아가 한국 내 연구개발 센터 설립에 합의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금요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제이 푸리 엔비디아 부사장과 만나 'R&D 시설의 조속한 한국 설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번 합의는 한국이 아시아 AI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과 엔비디아의 아시아 시장 확장 계획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양측은 또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공동 육성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며, 한국의 AI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포괄적 협력 체계 구축에도 합의했다.
150조원 국가성장펀드, AI 분야 6조원 집중 투자
이번 엔비디아 R&D 센터 설립 합의는 한국 정부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25년 12월 출범한 150조원(1,010억 달러) 규모의 국가성장펀드는 AI 컴퓨팅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2026년에만 첨단 기술 분야에 30조원(2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며, 이 중 6조원이 AI 분야에 특별 배정된다. 펀드의 1차 투자 대상에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과 엔비디아 칩을 활용한 대규모 GPU 클러스터 조성이 포함된 7개 우선 분야가 선정됐다. 류 차관은 '엔비디아, 오픈AI, 해외 한국계 벤처캐피털과의 협력이 한국 AI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칩 도입 규모 4.6배 확대, 26만개 블랙웰 공급
R&D 센터 논의는 2025년 10월 APEC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대규모 칩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당시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 주요 기업들에 26만개 이상의 블랙웰 AI 칩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 내 엔비디아 칩 배치 규모는 기존 6만5천개에서 30만개 이상으로 4.6배 증가하게 됐다. 정부는 이 중 5만개 이상을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통해 직접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네이버는 4천개의 엔비디아 B200 블랙웰 GPU로 구동되는 국내 최대 규모 AI 컴퓨팅 클러스터를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 AI 인프라가 국가 AI 경쟁력과 자립성 강화에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AI 허브 도약,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가속화
엔비디아 R&D 센터 설립은 한국이 아시아 AI 허브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기술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한국 투자는 단순한 시장 확장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 AI 생태계의 핵심 거점 구축 의미를 갖는다. 특히 150조원 국가성장펀드와 연계된 대규모 투자는 한국의 AI 자립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한국 AI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삼성, 현대차, SK 등 대기업들의 AI 역량 강화와 함께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