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미국-한국 양대륙 AI 파트너십 동시 발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워싱턴 D.C. GTC 컨퍼런스에서 노키아와 10억 달러 규모 6G AI 플랫폼 구축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외국 통신 기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Nokia Arc Aerial RAN Computer 플랫폼 개발을 통해 AI 네이티브 6G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황 CEO는 '기본 통신 인프라가 외국 기술 기반으로 구축된 상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 방문을 통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과 대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생태계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정부-기업 협력으로 AI 인프라 생태계 확장
엔비디아는 Oracle과 협력해 미국 에너지부 국립연구소를 위한 7대의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들은 상업용 챗봇보다는 기초 과학 연구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T-Mobile은 노키아-엔비디아 파트너십에 참여해 AI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 기술을 6G 개발에 통합한다. 추가로 Uber와는 전 세계 100,000대 자율주행 차량 지원을 위한 협력을, Palantir와는 정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CrowdStrike와는 사이버보안 솔루션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러한 다각적 협력은 엔비디아가 단순한 칩 공급업체를 넘어 종합 AI 솔루션 제공업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 HBM3E 승인으로 한국 메모리 시장 경쟁 가열
삼성전자의 HBM3E(고대역폭 메모리) 칩이 18개월간의 엔비디아 인증 과정을 통과하며 메모리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AI 칩용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이 본격적인 경쟁자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에게도 공급망 다각화와 가격 협상력 강화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SK그룹은 7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AI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과의 대규모 계약은 엔비디아가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중국 견제 속 글로벌 AI 공급망 재편 가속화
엔비디아의 이번 대규모 파트너십 발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키아와의 6G 협력은 화웨이 등 중국 통신 장비 업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은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을 우회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의미가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블록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시키면서도 AI 칩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