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김영림 의원

출처 : SONOW

보조금 의존 탈피, 자발적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고자 하는 혁신적 실험이 동작구에서 펼쳐지고 있다. 동작구 김영림 의원이 추진하는 '사람 중심의 생활 ESG'는 기존의 형식적 주민자치를 근본부터 변화시키는 '거대한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주민자치가 돈에 길들여진 현실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김 의원의 접근법은 특별하다. 그는 주민이 스스로 주도하고, 참여하며, 책임지고, 자립하는 구조를 만들 때 비로소 진정한 주민자치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ESG를 단순한 기업 경영 개념이 아닌 지역공동체의 생활 원리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ESG의 핵심을 거버넌스(G)에 두고, 이를 생활 속으로 끌어내려는 그의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동작구형 ESG, 거버넌스를 생활 속으로

김 의원이 대표로 이끄는 '동작구 실천하는 ESG 연구회(實里會)'는 지난 여름 세 차례 주민 간담회와 '우리는 왜 지금 ESG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주민자치와 주민투표의 관계, 아파트 공동체 교육, 생활 속 ESG 실천' 등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연구회는 정책을 '주민 친화적 언어'로 풀어냈다. 첫 간담회는 '막걸리 빚기'였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쌀 소비 촉진이라는 ESG 과제를 담은 실험이었다. 주민 50여 명이 모여 막걸리를 빚으며, 지속가능한 먹거리 순환과 공동체 문화를 자연스럽게 논의했다.

또 다른 실험은 '장난감 병원'이다. 고장 난 장난감을 고쳐 다시 쓰게 함으로써 순환경제(E)와 일자리 창출(S)을 연결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맡기러 오고, 어르신들이 이를 고쳐주면서 세대 간 돌봄과 안전망(G)까지 확장된다.

이러한 접근법은 ESG를 추상적 개념에서 구체적 실천으로 전환시키는 의미가 크다. 주민들은 복잡한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체험하게 된다.

'돈 없으면 안 움직이는 주민자치회' 해법

연구회는 주민자치와 투표 문화를 중심 의제로 올리며, 다중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ESG 실천의 핵심으로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주민자치가 행정 보조금에 종속되면서 "돈 없으면 안 움직이는 구조"가 된 현실을 지적한다.

"진짜 거버넌스는 투표와 참여에서 드러납니다.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과정이야말로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힘이죠."

김 의원의 문제의식은 사회적경제로도 이어진다. 그는 "보조금이 오히려 주민 활동을 왜곡시켰다"며, 돈에 휘둘리지 않는 자발적 실천을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참여한 '마을 발전소 사회적협동조합'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주민 참여 활동을 이어왔다.

"있는 만큼만, 즐거운 만큼만 하자는 원칙이 10년을 버티게 했습니다." 그는 이 원칙이야말로 ESG가 지역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본다.

이는 기존 주민자치의 근본적 문제를 정확히 짚어낸 통찰이다. 보조금에 의존하는 활동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보다는 형식적 동원에 그치기 쉽다. 김 의원의 접근법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SG는 공동체 신뢰망을 회복한다

김 의원은 "ESG는 더 이상 기업 보고서 속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지역 주민의 삶과 직결된 가치이며, 생활 속 실천을 통해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가지 약속—환경, 사회, 거버넌스—이것만 지켜도 우리 지역은 지속가능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책의 진정한 주인은 주민입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ESG를 '쓰레기 줍기' 같은 형식적 행사로 한정할 때, 동작구는 '사람 중심 ESG'를 내세웠다. 단순히 환경 개선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주민자치·생활경제·참여 거버넌스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의원은 동작구형 ESG 실천은 자발성의 회복, 체험 기반 학습, 거버넌스의 강화, 지속가능성의 확보라는 네가지 원칙이 초석이 되었다고 한다.

"주민자치가 돈에 묶이면 참여는 형식에 그치게 됩니다. ESG 실천은 생활 속 행동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생활 밀착형 ESG 활동의 구체적 성과

동작구의 '막걸리 빚기'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쌀 소비 촉진이라는 과제를 담았다. 주민은 참여만으로도 지역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된다. 장난감 병원, 할머니 밥상 같은 ESG 활동은 주민이 직접 손으로 경험한다. 장난감을 고치고 반찬을 나누는 과정에서 주민은 '돈'이 아닌 **공동체 성취감**을 얻는다.

"주민자치는 종종 행정 절차의 들러리에 머무르지만, ESG는 주민투표와 토론을 통해 다중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끌어냅니다. 선택과 책임의 경험이 진짜 민주적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보조금이 끊기면 멈추는 사업이 많지만, ESG 활동은 자체 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장난감 수리비로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에게 반찬을 나누는 과정은 행정 지원 없이도 버틸 수 있는 자립적 모델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단순한 봉사나 체험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어르신들은 장난감을 고치며 소득을 얻고, 아이들은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며, 부모들은 공동체의 가치를 경험한다. 이 모든 과정이 돈이 아닌 관계를 매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위탁 양육에서 시작된 공동체 철학

김 의원의 출발은 위탁 양육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의 한마디—"엄마, 우리도 해외 입양 기다리는 아기 돌보면 좋겠다"—가 삶의 방향을 바꿨다. 다섯 달 된 아이를 품에 안으면서 그는 처음으로 지역 공동체와 깊이 연결됐다.

입양한 아이는 온 동네가 함께 키웠다고 한다. 2년 후 아이가 미국의 훌륭한 가정으로 입양되어 떠났을 때, 온 동네가 적막해졌을 정도로 아이를 매개로 한 유대감이 컸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도서관, 주민 모임, 텃밭 가꾸기, 김장 나눔까지. 그의 일상은 곧 '마을 활동'이 되었고, 사람들 속에서 함께 성장했다.

이 경험은 그를 정치로 이끌었다. "사람 중심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길"이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의회에 들어온 그는, 주민들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의정 활동을 선택했다.

김 의원의 이러한 경험은 그의 ESG 철학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론이나 정책 연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 공동체 안에서 아이를 키우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체득한 살아있는 지혜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주민자치의 새로운 패러다임

ESG는 공동체 신뢰망을 회복한다. 돈이 아니라 관계와 돌봄을 매개로 주민들이 연결된다. 이는 거래적 관계에 갇힌 주민자치를 근본에서부터 회복하는 힘이 된다.

주민자치가 돈에 길들여진 현실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동작구형 ESG 실천이 보여주듯, 해법은 사람 중심의 생활 ESG다. 주민이 스스로 참여하고, 책임지고, 자립하는 구조를 만들 때 비로소 진정한 주민자치가 살아날 수 있다.

김영림 의원의 실험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그 방향성은 명확하다. 기존의 하향식 정책 전달이나 보조금 중심의 주민 동원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는 상향식 자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마을 발전소 사회적협동조합'이 보조금 없이 10년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접근법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례다. "있는 만큼만, 즐거운 만큼만 하자"는 원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

이는 성장과 확장을 추구하는 기존 정책 방식과는 정반대의 접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최소주의' 원칙이 더 큰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동작구의 실험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한국의 지방자치가 진정한 '국민주권'의 실현 장으로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김영림 의원이 보여주고 있는 '사람 중심의 생활 ESG'는 단순한 정책 실험을 넘어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