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코스피가 역사적인 고치를 돌파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에 사상 첫 ‘코스피 5000’(최고 5019.54)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는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역사적인 메모리 수퍼사이클에 진입한 반도체와 로봇 산업의 성장세 때문이다. 향후 좋은 실적이 기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가열된 방산·조선·원전도 가세했다.
이재명 정부 '밸류업' 정책 효과 상승
코스피는 거침없이 질주하며 ‘불장’에 돌입한 지난해 6월 2일부터 이날까지 85.97%(장중 최고가 기준) 올랐다. 이재명 정부의 주주환원 강화 등 '밸류업' 정책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따른 실질적 세금 인하 등 제도 개편이 코스피 5000 달성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배당금이 적고 세금이 높다며 한국 증시를 외면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재명 정부에서 이런 인식을 바꾸는 획기적인 조치를 여러 차례에 걸쳐 내놓았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한 외국 증시로 빠져나간 서학개미 투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도록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에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을 비과세해주는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새로 만들었다.
외국인·기관, 코스피 지수 상승 주도
증권가에서는 최근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인 만큼 향후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해외 주식 자산은 256조원인데 과거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 인도네시아 사례를 적용한다면 12.4%인 31조7천억원이 국내로 환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시장 복귀계좌 정책은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코스피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집계를 보면 역사적인 ‘불장’이 막 시작된 이재명 정부 출범일(지난해 6월4일) 이후 지난 20일까지 7개월 남짓 기간에 코스피 거래대금은 총 2339조3810억원에 이른다. 매수대금은 외국인 817조7080억원, 기관 463조9920억원, 개인은 1021조1840억원이다. 이 기간에 코스피 주요 투자자의 순매수 거래대금은 외국인 11조8860억원, 기관 12조6290억원에 이른다. 반면 개인은 이 기간에 30조38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과열 상태?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대형주의 실적 전망이 무서운 속도로 상향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코스피 속도 조절을 염두에 두어야 할 구간에 진입했다는 조언도 나온다. 반도체가 주도하는 실적 독주가 지나친 데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상승 속도가 워낙 가팔라 기술적으로 과열 부담이 누적돼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 지수는 4600선에 육박했던 지난 9일 당시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3400선에 그쳤던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여러 지표는 코스피가 현재 기술적 과열 국면에 들어가 있음을 가리킨다. 추가적인 랠리를 이어가려면 현재의 과열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