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났을 땐 불 끄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보호 장치가 거의 없는 계약직 직원들도 서명하는데, 정규직인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잘려도 저는 퇴직금이라도 나오니까요.”

연방재난관리청(FEMA·피마)에서 통계학자로 일하는 스트라우드는 4개월째 강제휴직 중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20주년을 맞은 2025년 8월25일 재난관리청 직원 192명이 ‘재난관리청이 처한 위기 상황’을 공표하는 성명을 냈고, 여기에 실명으로 이름을 올린 35명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성명이 나오고 36시간 만에 그는 휴직 처리됐다.

일론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도지’(DOGE)를 통해 국제개발처(USAID), 교육부 등 연방기구를 해체했다. 공무원 보호 규정을 약화해 대규모 해고 및 명예퇴직을 유도했다. 질병 대응, 재난 구조, 암 치료 연구 등 공공서비스는 심각하게 약화했다.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관료 조직”으로 지목된 연방재난관리청도 칼바람을 비켜 가지 못했다. 직원의 33%를 잃었다.

재난관리청 직원들의 성명서는 무너져가는 미국 재난관리 시스템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호소로 가득했다. 스트라우드는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청장 대행에 임명된 데이비드 리처드슨은 재난관리청 업무를 전혀 몰랐어요. 2025년 7월 텍사스 홍수 때 1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그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수색 구조대 투입이 72시간이나 늦어졌어요. 이런 중요한 기관에 무능한 리더십이 있다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에요”라고 했다. 자금 관리를 엄격히 한다는 명분으로 10만달러 이상 지출은 모두 국토안보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는데,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서류를 수시로 반려했다고 한다. 이름 밝히길 거부한 또 다른 재난관리청 직원은 한겨레에 “‘10만달러 룰’ 때문에 재난 대응용 아이티(IT) 시스템 교체·유지 같은 필수 사업이 지연·취소되다 보니 종이로만 업무를 보던 1990년 초반 상황으로 돌아갔어요. 텍사스 홍수 때도 그 결재 절차 때문에 수색 및 구조 작업에 필요한 자금 지원이 72시간이나 지연되었어요”라며 “개혁은 필요했지만 이건 조직을 모든 레벨에서 무너뜨리는 것이며, 이것 때문에 결국 사람들이 죽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재난관리청 해체엔 특별한 논리도 찾기 힘들다. 스트라우드는 “재난 대응을 연방이 아닌 주정부가 담당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행동은 모순적이에요. 주정부의 재난 대응 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모두 없앴어요”라고 했다. 익명의 직원은 “우리가 ‘재난구호기금’이라는 거대한 자금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민영화를 통해 이 돈이 기업들에 가길 원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스트라우드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료들이 희망”이라고 했다. 그는 “행정부의 압박에도 매일 아침 사람들을 돕겠다는 열정으로 출근하는 동료들을 보면 큰 영감을 얻어요. 보복 속에서도 꿋꿋이 싸우는 동료들의 정신이 제게 희망을 줍니다”라고 했다. 익명의 직원은 “입사 1년밖에 되지 않은 콜센터 직원들도 성명에 이름을 올렸어요. 그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그들의 사명감이 희망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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