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생성형 AI 활용으로 업무시간 3.8% 단축, 생산성 1% 향상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활용 시 업무시간이 평균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 40시간 기준으로 약 1시간 30분의 업무시간 단축을 의미하며,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는 1% 수준으로 추산됐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업무 목적으로 한정할 경우 활용률이 51.8%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의 활용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1%)는 미국(1.1%)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업무시간 단축 효과는 경력이 짧은 근로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AI가 숙련된 경력자의 암묵적 지식을 일부 대체하면서 경험 차이에 따른 업무 격차를 완화하는 평준화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업무시간이 감소하지 않은 근로자 비중이 54.1%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AI 사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결과물 검토에 추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향후 더 많은 근로자들이 생성형 AI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생산성 증가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리적 AI 확산으로 27%까지 로봇 협업 근로자 증가 예상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물리적 AI에 노출된 근로자들의 변화다. 현재 로봇과 협업하는 물리적 AI 노출 근로자는 전체의 15%이며, 이 중 11%가 자율성을 갖춘 로봇과 협업하고 있다. 자율로봇과의 협업은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직군으로 제조업·특정 기술 기반의 육체노동에 집중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하드웨어 비용 하락에 따라 자율로봇의 확산이 가속화될 경우 전체 근로자의 27%까지 로봇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비협업 근로자 중에서도 협업 확률이 높은 근로자부터 순차적으로 로봇 협업을 도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근로자의 16.3%가 추가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주로 사무직 등 지적 노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물리적 AI는 제조업과 육체노동 분야에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직무 재설계, 직업 훈련, 사회보장 체계 정비 등 보다 포괄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AI에 대한 양면적 인식: 긍정적 기대 vs 실업 우려
근로자들의 AI에 대한 인식은 양면적이다. 응답조사 결과 48.1%의 근로자가 'AI 기술이 향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부정적인 응답(17.5%)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우려가 크다. '향후 10년 이내 실업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이 48.3%에 달했다. 이는 AI 기술의 사회적 유용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근로자 3분의 1, 교육·이직 준비로 AI 시대 대비
실업 우려에 대응해 근로자들은 이미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전체 근로자의 33.4%는 교육 이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31.1%가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AI 시대에 대비한 개인 차원의 적응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AI 사용자가 비사용자보다 교육·이직을 준비할 확률이 각각 15.0%포인트, 10.7%포인트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AI 기술에 대한 노출 경험이 미래 직업 변화를 더 민감하게 인식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I를 직접 사용해본 사람일수록 기술 변화의 속도와 영향을 실감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경력이 길수록 이직을 준비하는 경향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현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 과장은 이에 대해 "경력에 따른 적응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령대별, 경력별로 차별화된 지원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개인적 대응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나 기업의 강제가 아닌, 근로자들 스스로가 변화를 감지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노동시장의 적응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AI 기술발전 기금' 38조원 규모 조성 가능성 제시
한국은행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칭 'AI 기술발전 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는 정부 재정 투입만으로는 AI 기술 발전에 필요한 충분한 재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5년간 매월 소득의 일정 비율을 납부하는 세금형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조사 결과 근로자의 32.3%가 AI 기술발전 기금 조성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향후 5년간 조성 가능한 기금 규모는 약 3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상당한 규모로, 국가 차원의 AI 전략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민간 참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기술발전 기금의 기대 효과로는 여러 분야가 제시됐다. 첫째, AI 스타트업 및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통해 혁신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 둘째, 민관 합작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등을 통해 기업들에게 저비용 연산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공공 이익 중심의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을 주도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한 종합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근로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동현 과장은
"광범위한 AI 활용은 근로자의 업무시간을 감소시키고 약 1%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에는 기술 발전에 따라 업무 시간 단축 효과가 커질 텐데, AI로 인한 업무시간 단축을 어떻게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AI 기술은 현재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지적 노동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물리적 AI 기반 육체노동 영역에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며 포괄적 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