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AI 패권 시대의 핵심, 반도체가 다시 부상하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 뛰어들면서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산업 주도권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 자율주행, 클라우드, 5G, 국방 등 모든 첨단기술 산업에서 GPU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만들어졌고, 이에 맞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공할 수 있는 SK하이닉스가 주목받고 있다.
‘가죽잠바 CEO’로 알려진 젠슨 황이 이끄는 엔비디아는 단순히 GPU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을 설계하고 리드하는 기술리더다. 그런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의 HBM3 제품을 선택한 데에는 단순한 공급 계약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기술과 전략이 만든 협력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상용화했으며, 이는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 ‘DGX H100’에 탑재되며 본격적으로 성능을 입증받았다. HBM은 기존 D램 대비 대역폭이 수십 배에 달하고, 발열 및 전력 효율 관리가 뛰어나 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메모리다.
이러한 기술적 경쟁력 외에도 SK하이닉스는 ‘탈중국 공급망’이라는 글로벌 정세에 잘 부합하는 위치에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전략에서 한국은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이를 활용해 수요처와의 협력 체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전략적 포지셔닝과 차세대 기술, 한국 반도체의 기회
SBS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공동 주최한 ‘옹스트롬 미터 시대 반도체 기술’ 세션에서 신창환 고려대 교수는 “AI 시대에는 집적도와 처리속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차세대 반도체 구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현재의 메모리 중심 전략에서 더 나아가, 시스템 반도체와 AI 특화 칩 개발 역량까지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확장해나가기 위해서는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기술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AI 반도체는 고성능 서버 시장을 넘어서 스마트폰, 로봇, 국방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사점: 반도체는 기술이자 국가 전략이다
AI 시대의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닌 기술 주권의 핵심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도하면서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굳건히 한 것은, 한국 반도체가 전략적 기술과 지정학적 가치를 동시에 확보했음을 보여준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단순한 공급자가 아닌 기술 중심 국가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정책적 지원과 산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맞물릴 때, AI 반도체 시대의 리더십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