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교차 지분·선구매·장기공급이 얽힌 ‘순환 구조’가 쟁점으로 부상

최근 AI 인프라 투자가 가속하면서 반도체, 클라우드, 모델 기업, 빅테크 플랫폼 사이에 자금과 물량이 서로 오가는 계약이 늘고 있다.

대표 패턴은 세 가지다. 첫째, 장기 공급 계약과 선구매다. 향후 몇 년치 가속기와 메모리를 대량 예약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둘째, 워런트나 옵션을 통한 성과 연동 지분이다. 납품 규모나 배치 이정표에 따라 지분 취득 권리를 주고받는다. 셋째, 공동 투자·합작이다. 데이터센터, 패키징, 전력 인프라 같은 병목 자산을 함께 확장한다.

이 구조는 단일 기업의 재무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초대형 설비·공급망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반면 실사용 성과와 단위 경제성 검증이 늦어질 경우 밸류에이션이 계약 총액에 의해 과도하게 선행할 위험이 생긴다. 그래서 시장은 ‘성장 가속 장치’와 ‘가격 왜곡 요인’이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본다.

거품 경고가 집중되는 이유 5가지와 반론

첫째, 수요의 자기참조성이다. 고객이 투자자로도 얽히면 주문이 자금 조달의 조건이 되기 쉽다. 이때 실사용 지표보다 계약 총액이 부각되며 가격 신호가 왜곡될 수 있다.

둘째, 인프라 병목 리스크다. 첨단 패키징, HBM, 전력·냉각, 랙 밀도 같은 병목이 해소되지 않으면 장기계약이 매출로 늦게 전환되어 현금흐름 괴리가 벌어진다.

셋째, 회계·공시 불투명성이다. 선구매, 보증, 리베이트, 워런트 조건이 복합적으로 얽힐수록 투자자는 실질 원가와 마진을 파악하기 어렵다.

넷째, 플랫폼 의존 심화다. 특정 생태계의 툴체인·프레임워크에 묶이면 전환 비용이 커져 경쟁이 약해질 수 있다.

다섯째, 금리·정책 민감도다. 고금리 구간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는 자본비용을 키우고, 수출 규제나 데이터 주권 이슈는 실제 배치를 지연시킬 수 있다.

반론도 뚜렷하다. 대형 고객의 다년 계약은 공급망 증설에 확실한 ‘수요 신호’를 주고, 규모의 경제로 단가를 낮춘다. 또 워런트는 성과 연동 구조라 실적이 따라오지 않으면 지분 희석이 제한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핵심은 계약 자체가 아니라 ‘실사용량, 단위 비용, 모델 성능, 개발 생산성’ 같은 실물 지표가 동반 상승하는지 여부다.

투자자와 기업을 위한 2025년 체크포인트: 수요 검증·총소유비용·생태계 잠금

첫째, 수요 검증이다. 일회성 벤치마크가 아니라 월간 활성 이용량, API 호출 단가 추세, 모델 교체 주기, 업종별 생산성 향상률 같은 지표를 보라. 이 지표가 계약 공시보다 앞서 움직이면 건강한 성장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총소유비용(TCO)이다. 가속기 가격만 보지 말고 전력단가, 냉각 방식, 공간 효율, 운영 자동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까지 합친 전주기 비용을 비교하라. 동일한 성능을 더 낮은 와트·시간·달러로 달성하는지가 관건이다.

셋째, 생태계 잠금과 이동성이다. 프레임워크 호환, 커널·컴파일러 최적화, ISV 지원, 미들웨어 성숙도는 개발 속도를 좌우한다. 한 생태계에 묶일수록 단기 성능 이득이 장기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

넷째, 공급망 회복탄력성이다. 패키징·HBM·기판·테스트 캐파 증설과 다변화 계획을 추적하라. 특정 벤더 의존도가 높으면 계약이 있어도 납품 타이밍이 흔들린다.

다섯째, 규제와 거버넌스다. 국가별 수출 규제, 개인정보·보안 기준, 모델 책임·저작권 이슈는 실제 배치 범위를 좌우한다. 투명한 공시와 분기별 KPI 공개는 신뢰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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