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이탈리아 패션의 상징 아르마니, 91세 나이로 갑작스러운 별세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9월 4일(현지시간)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아르마니 그룹은 공식 성명을 통해 "끝없는 슬픔 속에 창립자이자 창시자, 그리고 끊임없는 추진력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사망을 알린다"고 밝혔다.
아르마니는 '우아함의 황제',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불리며 현대 이탈리아 스타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지난 6월 밀라노 패션위크에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으나,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패션하우스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차 판매 대금으로 시작해 13조원 규모 글로벌 패션 제국 구축
1934년 이탈리아 피아첸차에서 태어난 아르마니는 원래 의사를 꿈꿨으나 밀라노 백화점의 쇼윈도 장식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패션계에 입문했다. 1975년 파트너 세르조 갈레오티와 함께 소형차를 팔아 마련한 1만 달러로 남성복 브랜드를 창립했고, 이듬해 여성복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디자이너의 감각과 사업가적 통찰력을 결합한 아르마니는 연간 약 23억 유로(약 3조734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아르마니 제국'은 의류를 넘어 액세서리, 가구, 향수, 화장품, 서적, 꽃, 초콜릿까지 아우르며 100억 달러(약 13조9330억원)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발전했다.
조카들에게 사업 일부 이양, 창업자 없는 아르마니의 미래 주목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아르마니는 조카 로베르타와 실바나 아르마니에게 사업 일부를 맡기며 후계 구도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창업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아르마니 그룹의 향후 경영 방향과 브랜드 정체성 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션 업계 전문가들은 아르마니의 사망이 럭셔리 패션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창업자의 철학과 미학이 강하게 반영된 브랜드인 만큼, 후계자들이 아르마니의 '우아함'과 '미니멀리즘'을 어떻게 계승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더해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르마니의 별세는 샤넬의 칼 라거펠트, 프라다의 미우치아 프라다 등 20세기를 주름잡던 패션 거장들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럭셔리 패션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