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인상 위협을 무마하려고 방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두 차례 만나 설득했으나 가시적 결과 없이 귀국했다. 양쪽은 추가 협의를 약속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쪽이 실제로 관세 인상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해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들에게 트럼프가 지난달 26일 국회의 대미 투자 특별법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한국 상품 관세율을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해 “상호 간 이해가 굉장히 깊어졌다”며 “어떤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한국 정부가) 관세 협정에 대해 이행을 안 하려 한다거나 지연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했다”며, 연말·연초에 예산안 처리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거치며 국회가 특별법안을 논의할 여유가 없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는 특별법안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돼 미국 쪽과 이해를 같이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3500억달러(약 508조원) 대미 투자를 뒷받침하는 법안 처리를 일부러 늦추지는 않았다는 정부 설명을 미국 쪽이 어느 정도는 수긍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호적 해결을 촉구”하겠다며 방미한 김 장관은 관세 인상 계획에 대한 철회나 유보를 약속받지는 못했다. 김 장관은 “한국의 진전 상황에 대해 지금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계속 계류 중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미국 쪽이 한국의 대미투자 관련 법안 처리 지연에 강한 불만을 표현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김 장관은 실제 미국이 관세 인상을 준비하냐는 질문에는 “관세 인상 조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라며 “관보 게재를 준비하고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로 내부 토론을 거치고 한 번 더 조만간에 한국에서 (러트닉과) 화상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플랫폼법이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미국과의 협의에서)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이슈”라며 “그게 중요하게 관세에 영향을 미칠 만한 영향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 발언과 김 장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 쪽은 관세 인상이라는 압박 카드를 거두지 않고 조속한 법안 통과와 투자 집행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건은 지난해 11월 말 국회에 제출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통과 여부다. 이와 관련해 러트닉은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워싱턴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최한 ‘이건희 컬렉션’ 행사 축사에서도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조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9일 “관세는 매우 가파르지만, 사실 더 가파르게 올릴 수도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무역 상대국들을 또 위협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간담회에서 특별법안을 이르면 이달 말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일단 상정하고 소위에 회부하면 재경위에서 대미 투자 특별법 논의가 충분히 가능해진다”며 “2월 말에서 3월 초에 (본회의 처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가능하면 그 일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미국이 관세 인상 위협을 접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한다”며 “어느 날 갑자기 법안이 빨리 (처리) 안 된 것 때문에 관세를 다시 올리겠다는 방식의 협상이 지속된다면 한·미 간 맺은 양해각서(MOU), 조인트 팩트시트 등의 내용이 ‘앞으로도 지켜질 수 있는 건가’라는 염려가 안 될 수 없다.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미국에 도착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 행정부와 의회 등을 상대로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문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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