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훈 당적 박탈, 예상만큼 높은 반발
국민의힘 지도부는 29일 한동훈 전 대표의 당적을 박탈하며 계파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반탄 주류'는 제명안 의결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지만, ‘정치 보복’과 ‘뺄셈 정치’라는 비판이 당내에 확산되면서 친한동훈계 중심으로 장동혁 지도부 퇴진 요구까지 분출하고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장 대표는 전날 단식을 마친 지 엿새 만에 당무에 복귀하면서 제명안 의결을 시사했고, 한 전 대표 역시 전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다룬 다큐 영화를 관람한 뒤 “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제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당내 갈등 심화, 친한동훈계의 총사퇴 요구
하지만 제명안이 가결된 뒤 당내 반발의 수위는 예상보다 높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장 대표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친한계 의원 16명도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된다”고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다. 장 대표 쪽은 퇴진 요구를 ‘정치 공세’로 일축하며 제명 결정의 정당성을 부각했다. 오래 끌어온 당내 문제가 정리된 만큼 지방선거 승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방선거, ‘한동훈 제명’ 논란 핵심 요소로
하지만 눈엣가시 같았던 한 전 대표를 축출했지만 장 대표의 리더십 역시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무엇보다 강성 당원들에게 휘둘려 당을 ‘윤 어게인’ 색채가 짙은 극단주의 정당으로 퇴행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장 대표 쪽은 지금의 퇴진 요구가 더는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에 대한 당내 비호감도가 높고, 친한동훈계 의원들의 사퇴 요구 역시 현재로선 더 확대될 기미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17명은 “제명 결정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함은 물론, 통합이 절실한 이때 당의 분열을 초래하고 외연 확장의 장벽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친한동훈계의 사퇴 요구와는 선을 그었다.
6월 지방선거, 국민의힘 위기?
장동혁 체제에 비판적인 관망파들 역시 지방선거는 현재의 지도부로 치를 수밖에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 제명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결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한 전 대표 스스로 사과와 자숙 대신 지지층을 동원해 맞불을 놓으며 제명의 명분을 축적해준 측면도 크기 때문이다. 이날 ‘찬성7-기권1-반대1’이란 제명안 표결 결과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고위원 자진사퇴 등으로 지도부를 붕괴시킬 방법도 없다. 이런 상황들로 미뤄 국민의힘은 설 연휴가 끝나면 불만과 갈등이 ‘내연’하는 가운데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친한계와 소장파 역시 결단과 행동의 시기를 지방선거 이후로 맞추는 분위기다. 지금의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도로 미뤄 여권이 큰 실책을 범하지 않는 한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패배로 귀결할 가능성이 크고,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지도부 퇴진과 쇄신의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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