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감사 추진 어려움 주장…전 직원 “준비 완료, 지연은 부당”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예정했던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실지감사를 아직 진행하지 않았다. 이번 감사는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학대 사건을 관리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색동원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이며, 시설장 B씨가 협회 이사직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이 확인한 '복지부 소관 법인 장애인단체 정기감사(현장실사)' 추진 내역에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대한 3년 주기 실지감사를 지난해 12월에 하기로 계획했으나 아직 실시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지난 12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집행부 공석, 협회장 사임 등에 따라 감사 추진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회 전·현직 관계자들은 복지부의 설명과 다르게 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부 간부가 없다고 하더라도 협회에 대한 실지 감사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던 상태였다”며 “3년 기한이 있는데, 사람이 없어도 협회에 대한 감사는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색동원’ 학대 사건에도 적극적 조치 부족 논란…현실상황은?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최근 ‘인천판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인천 강화군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색동원은 시설 거주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경찰 내사를 받고, 같은 해 9월에는 경찰이 압수수색도 하기도 했다. 인천 강화군 역시 이를 인지해 지난해 12월에는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공개하지 않았고, 보고서는 색동원에 거주한 적 있는 여성 장애인 총 19명이 시설장 B씨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시설 거주 여성 장애인 전원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지난해 색동원을 한차례 방문하는 데 그쳤다. 복지부 역시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장 B씨가 협회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B씨를 성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현재 4명이며,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에 나오는 피해자까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B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이사직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협회 내부에서는 ‘회원 자격 정지 조항을 준용해 임원 자격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검토에 그쳤다.
'색동원' 감사 지연, 국민의 불신 고조…복지부 "책임 회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제가 지적된 협회에 대해 복지부가 정기 실지감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것은 국회와 국민을 모두 무시한 처사”라며 “강화군청이 공개하지 않는 성폭력 사건 ‘심층조사 결과보고서’도 복지부가 책임 있게 확보해 공개해야 한다. 도가니 사건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국가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B씨의 이사직 유지가 매우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했고, 지도부 공백으로 현장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감사를 보류했다”며 “심층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개인정보 등 민감 사항이 많고, 수사 중인 사항이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B씨와 협회측은 경향신문의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