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믹스 강조, 원전 건설 공론화 결과 도출
이재명 정부는 26일 기후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 방침을 발표하며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섬나라'이면서 동서의 규모가 짧아 태양광만으로는 어렵다"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명시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윤석열 정부 때 수립된 11차 전기본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공약했던 이재명 정부가 원전까지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에너지 믹스'를 앞세우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는 답변이 6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원전 건설, 2037년 완공 목표
11차 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대형 원전 2기는 국내에 들어설 33, 34번째 원전이며, 2027년 초까지 부지 선정 및 원전 예정구역 고시를 마치고, 2037~2038년 준공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부지 공모에 한두달 걸리고 확정하는 데 석달 걸린다"며 일정에 차질이 없을 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21년 천지원전 예정 부지로 고시됐다가 철회된 경북 영덕군 일부 지역과 관련되므로, 신규 원전 건설은 반대 여론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박혜령 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 대외협력국장은 "신규 원전 건설이 높다는 것과 내가 사는 지역에 핵발전소를 짓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며,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이재명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주민 갈등은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폐기물 처리 및 안전성 논란
원전 건설은 방사성 물질을 다루는 본질적인 문제 때문에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표적인 것은 사용후핵연료, 곧 핵폐기물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십년 가동 원전에서 계속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원전 부지 안에 보관 중인데, 신규 원전 건설은 그 위험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규 원전 건설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원전 밀집도를 더욱 높이고, 동해안에는 부산 고리(6기), 울산(4기), 경주(6기), 울진(10기) 등 26기 원전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여기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활성단층이 분포해 있어 지진·해일 위험성이 우려되고 있다. 성원기 강원대 명예교수(전자공학)는 미국, 러시아, 일본의 원전 사고 경험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역시 사고에서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력 과잉 우려 및 시민단체 비판
또한,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0기가와트 이상 증가시키겠다는 계획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이 이루어진다면 전력 과잉으로 전력망 과부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낮시간대 (태양광) 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양수발전으로 흡수하고, 신규 원전은 유연 운전을 하는 걸 전제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탈핵시민행동'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해결할 수 없으며,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미래 세대와 특정 지역에 전가할 뿐"이라며 정부의 강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에너지정의행동'은 "핵산업계의 이해관계에 맞춘 계획"이며, '녹색연합'은 "난타전을 벌여서라도 논쟁하라는 주문과 달리 형식적 공론화로 국민을 속였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