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 금지 조항 명시
미국 국방수권법(NDAA) 상·하원 타협안에 ‘주한미군 감축에 예산 사용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 최종 법률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주한미군 규모 감축 및 한미연합사령부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의회의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결심하면 주한미군을 줄일 수 있는 '결정 전 의회 사전보고' 요구 조항도 포함되어 견제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현재 전력 수준 유지’ 문구가 빠진 점은 의혹을 낳았다. 미국이 2008년 이후 매년 담기던 주안사항의 삭제는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
미 의회, 국방수권법 타협안 공개
7일(현지시각) 미국 의회가 공개한 3071페이지 분량의 NDAA 타협안은 ‘대한민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약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행위, 또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양국 간에 합의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행위에 본 법률이 승인한 자금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한 해 국방 예산 규모와 주한미군 등 핵심 안보 정책 가이드라인을 확정짓는 최상위 법안이다.
행정부 사전 보고 필요, 의회의 감시 강화
다만 원천 금지는 아니다. 타협안은 ‘행정부가 의회에 특정 사안을 증명하면 가능하다’고 단서조항을 달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결정할 경우 의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게 된다. 타협안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는지, 일본·한국의 안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 어떻게 협의했는지’ 등을 평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면 60일 이후 시행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미 상원 군사위 관계자는 “감축과 전작권 전환을 금지한다기보다는 조건을 단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의회에 서면 보고하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만든 이유는 (그 결정을) 서면으로 남기게 해 부담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 강화, 의회의 입장 명확히
법안에는 의회가 한미동맹을 지지한다는 의사도 담겼다. 국방수권법 타협안은 “국방부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게 의회의 입장(the sense of Congress)”이라며, “(그런 노력에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500명의 미군 규모를 유지하고 상호 방위 기반 협력을 향상하며,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지만 의회가 의지를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 미군 자산 배치 검토 진행 중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서반구에서의 긴급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군사 태세를 재조정할 것”이라며 전 세계 미군 규모 재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조만간 발표될 국가방위전략(NDS) 및 전 세계 미군 자산의 배치를 검토하는 글로벌 병력배치검토(GPR)에서 이 주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타협안은 하원에 이어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거쳐 최종 법률로 발효된다. 타협안인 만큼 수정 없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하원은 이번주 심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