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역할로 팬들 사로잡았던 그는…

70년 가까운 활동 기간 동안 한국 최고 배우 안성기는 화려한 언변보다는 담백하고 겸손한 태도로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대중들에게 귀감이 된 존재였다. 그의 말은 배우 안성기의 연기 철학과 그가 살아온 방식을 보여주었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성기는 자신의 연기 인생을 설명할 때 거창한 목표 없이 "오래 연기하는 것이 영화인으로서의 꿈"이라고 말하며 연기에 대한 사명감을 보여줬다. 그는 2017년 데뷔 60주년 특별전 기념 간담회에서 "언제까지 영화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로서 매력을 잃지 않고 오래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전했으며, 이는 그가 연기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안성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한 작품만 고르면 고문”이라고 답하며 시대별 대표작을 언급했다.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은 새로운 시대의 공기를 담은 작품, <만다라>(1981)는 예술적으로 세계에 알려진 영화로 기억되며, <고래사냥>(1984)은 그를 대중적 스타로 만들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는 주연에서 조연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게 한 전환점이었고, <실미도>(2003)는 한국 영화 사상 첫 ‘1000만 영화’로 기록되었다.

그는 <라디오스타>(이준익·2006)에서 연기한 어리숙한 매니저 '박민수'를 가장 닮은 캐릭터라고 말하며, 평생 2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거지부터 왕까지 폭넓은 역할을 소화했지만, 안성기가 가장 익숙하게 머물렀던 자리는 소탈하고 인간적인 인물들이었다.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겸손'

안성기는 ‘주로 어떤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굉장히 다양해요. (잠시 생각한 뒤) 아, ‘루저’ 역할을 많이 했네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왕 역할을 맡았을 때의 소회를 묻자 “오히려 촬영장에서도 불편하다”며 “단정한 옷차림, 헤어스타일, 경호원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신경 쓰이죠. 대사도 정확하게 해야 되고…. 진짜 재미가 없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성기에게 좋은 배우는 곧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나이와 상관없이 겸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좋은 어른"이라고 말하며,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간성과 겸손을 꼽았다. “겸손하면 본인이 득을 많이 본다. 상황이나 주변이 바뀌더라도 한결 같은 모습이 필요하다. 인기라는 것은 허망한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그 순간 다 쏟아부을 때 따라오는 것이 있지, 돈이나 인기를 따라가면 결국엔 다 도망가버리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2019년 영화 <사자> 개봉 인터뷰)

'성실함'이 그의 비결

그는 사적인 삶에서도 평생 동안 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오랜 시간 스캔들 없이 현장을 지켜온 비결로 그는 ‘성실함’을 꼽았다. "영화와 영화인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많이 다그치며 살아왔다”고 고백하며 배우 안성기가 감당해온 책임의 무게를 보여주었다.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으로 활동이 뜸해진 와중에도 그는 새로운 영화로 복귀할 의지를 놓지 않았다. 2022년 대종상 공로상 수상 영상에서 그는 “나이를 잊고 살았는데, 이제는 시간과 나이는 멈출 수 없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영화로 여러분들 뵙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팬들에게 새로운 활동을 약속했다.


출처: 경향신문

더 많은 정보는HEADLINES 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