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삼성전자가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자사의 12단 HBM3E 고대역폭 메모리 칩에 대해 엔비디아로부터 결국 인증을 획득하며,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의 IT 대기업에게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인증은 삼성전자가 해당 칩의 개발을 완료한 뒤 약 18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AI 가속기 시장에서 삼성의 기술력이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다.
18개월 굴욕 끝에 엔비디아 인증 획득, 1만 대 계약 체결
한국경제와 업계 소식통에 의해 확인된 이번 인증은 삼성전자에게 기술적 돌파구를 의미한다. AlphaBiz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애초 공급을 위해 약 1만 대의 HBM3E 12단 제품 계약을 삼성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것은 삼성에게 매출보다는 자존심 문제
라며, 엔비디아의 인정은 삼성의 기술이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HBM3E 칩은 이미 AMD의 인증을 받고 해당 회사에 출하된 바 있으나, 엔비디아의 승인은 AI 가속기 시장에서 회사의 지배적인 위치를 고려할 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 이은 3번째 공급업체, 초기 주문량은 제한적
이번 성과로 삼성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이어 세 번째로 자격을 갖춘 공급업체로 진입하게 되었지만, 초기 주문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돌파구는 올해 초 삼성 반도체사업부장 전영현이 HBM3E의 DRAM 코어를 재설계해 기존 버전에서 발생했던 열 성능 문제를 해결하면서 가능해졌다고 한다.
삼성의 늦은 진입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증은 차세대 HBM4 메모리 경쟁에서 삼성이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AI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HBM4 경쟁에서 11Gbps 성능으로 SK하이닉스 제쳐
HBM3E의 자격 획득은 차세대 HBM4 메모리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무대를 마련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Vera Rubin 아키텍처에 HBM4를 탑재할 계획이며, 해당 아키텍처는 2026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공급사들에게 업계 표준인 8Gbps보다 상당히 높은 10기가비트 이상의 HBM4 데이터 전송 속도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1Gbps에 달하는 성능을 입증하며, 10Gbps 성능을 달성한 SK하이닉스를 앞섰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0Gbps 요건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신 1c DRAM 공정과 4nm 로직 칩을 적용할 계획이며, 경쟁사들은 이전 세대인 1b 공정과 12nm 로직 칩을 사용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HBM4 양산 목표, SK하이닉스와 치열한 경쟁
삼성은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이달 대량 공급하여 조기 인증을 확보할 예정이며,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이 HBM4 시장에서 선제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금요일 HBM4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소식 이후 주가가 27% 이상 급등했다. 양사 간의 HBM4 경쟁은 2026년 본격 양산을 앞두고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아키텍처 공급권을 둘러싼 경쟁이 AI 메모리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