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전기차 혁신의 아이콘이던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로 변신을 선언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향후 테슬라 기업가치의 80%가 옵티머스 로봇 사업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발표하며, 전기차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완전한 탈피를 시사했다. 이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이 38%로 급락하며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나온 파격적 전환이다.
전기차 왕국 몰락, 8년 만에 점유율 80%→38% 추락
한때 미국 전기차 시장을 80% 이상 장악했던 테슬라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코스 오토모티브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의 8월 미국 전기차 점유율은 38%로 떨어져 2017년 이후 처음으로 40% 선을 밑돌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시장 성장세와의 격차다.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가 6~7월 24% 급증하고 8월에도 14% 확장된 반면, 테슬라 성장률은 고작 3.1%에 그쳤다. 신제품 출시 없이는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테슬라가 스스로를 로보틱스와 AI 회사로 재정의하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로서 새 모델을 내놓지 않으면 시장 지배력 상실은 당연한 결과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 콕스 오토모티브 분석가
글로벌 실적도 타격, 2025년 매출 30% 급감 예상
테슬라의 어려움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유럽에서는 2025년 판매가 40% 급감했고,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6% 감소세를 보였다. 회사는 올해 전체 수익이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테슬라는 2023년 사이버트럭 출시 이후 의미 있는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실패가 현재 위기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배경에서 머스크가 9월 초 로봇 중심의 미래 전략을 공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는 환호, 목표주가 548달러로 71% 상향
투자가들은 테슬라의 로봇 비전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베어드증권은 9월 19일 테슬라 투자등급을 '아웃퍼폼'으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320달러에서 548달러로 71% 대폭 상향했다.
벤 칼로 베어드 분석가는 테슬라를 '물리적 AI 생태계의 선도기업'으로 평가하며, 로봇 기술이 성공할 경우 2035년 주가가 3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395달러로 올렸다.
머스크는 옵티머스 사업이 테슬라 시가총액을 25조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으며, 로봇 시장 자체만으로도 10조 달러 규모라고 주장했다.
2만달러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새 시장 개척, 인재 이탈은 리스크
테슬라는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2만~3만 달러 가격대로 대량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5년 말 자사 공장에 수천 대를 먼저 배치한 뒤,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핵심 개발진의 이탈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옵티머스 프로젝트를 이끌던 AI 팀장 아시쉬 쿠마르가 메타로 이직을 결정했다고 9월 19일 발표했다. 쿠마르는 금전적 이유가 아니라며 '테슬라에서 재정적 기회가 훨씬 컸다'고 밝혀 다른 요인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테슬라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같은 기존 로봇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오픈AI가 후원하는 Figure AI 등 막강한 경쟁자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