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메모리 반도체 제품

출처 : SONOW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며 19개월 만에 엔비디아 공급업체로 합류하게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세 번째 HBM3E 공급사로 자리잡으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영현 부회장 결단으로 19개월 기술 난제 해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HBM3E 12단 품질 검증을 통과했으며, 곧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제품 개발 성공 이후 약 19개월 만의 성과로, 그간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여러 차례 충족하지 못했다.

발열 문제가 주된 장애물이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한 세대 구형인 10나노미터 4세대 D램을 HBM3E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해 엔비디아의 발열 관련 요구 성능을 맞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HBM3E 8단 품질테스트에서도 통과를 눈앞에 두고 주문이 연기되는 아픔을 겪었다.

전환점은 전영현 부회장의 결단이었다. 올해 초 엔비디아 경영진과 만난 뒤 'HBM3E용 1a D램 재설계'를 지시했고, HBM 개발팀이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 75% 독점 구조에 균열…공급망 다변화 가속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용 HBM3E 물량의 약 75%를 담당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초기 공급 물량은 약 1만 개로 상대적으로 소규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의 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HBM 시장에서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가 62%의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마이크론이 21%로 급부상하며 삼성전자(17%)를 앞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동기 4%에서 5배 이상 점유율이 급증했다.

차세대 HBM4 경쟁력 확보…1c D램과 4나노 공정 투입

업계에서는 이번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가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차세대 HBM4 경쟁에서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HBM3E에서 기술력을 일정 부분 입증한 만큼 HBM4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선 1c(10나노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할 계획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에서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11월 엔비디아 HBM4 인증 획득이 예상되며, 첫 번째 공급사로서 내년 루빈 HBM4 공급량의 60-70% 점유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에게 이번 성과는 업계 평가처럼 돈보다는 자존심 문제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기술력 논란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