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8년차 베테랑 엔지니어, 머스크 리더십 "심각하게 타협됐다" 공개 비판
테슬라의 유럽 에너지 거래 알고리즘을 담당하던 8년차 엔지니어가 일론 머스크 CEO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하며 회사를 떠났다. 조르지오 발레스트리에리(Giorgio Balestrieri)는 9월 11일(현지시간) 링크드인에 공개한 퇴사 공지문에서 "일론이 테슬라의 사명과 여러 국가의 민주주의 제도 건전성에 큰 손상을 입혔다고 생각한다"며 "일론의 리더십과 의사결정이 심각하게 타협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발레스트리에리는 테슬라의 Autobidder 플랫폼에서 근무했으며, 에너지 자산을 위한 실시간 거래 및 제어 플랫폼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에너지 저장 부문의 데이터 분석가로, 그리고 알고리즘 엔지니어로 보내며 에너지 저장 기술의 초기 단계부터 현재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요소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정치 문제가 아닌 공공 조작과 소수자 표적화 문제" 강조
발레스트리에리는 자신의 퇴사 이유에 대해 "이것은 단순히 정치에 관한 것이 아니다. 대중에게 거짓말하고, 공공 담론을 조작하고,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고, 기후변화 부정론자들과 석유 및 가스 산업과 연계된 정치 세력을 지원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재 미국 행정부가 에너지 전환을 늦추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불행히도 기후변화의 최악의 결과를 피하려면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이 크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곳이 적절한 장소라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내부 직원들의 머스크 비판 목소리 확산
발레스트리에리의 공개 비판은 최근 테슬라 내부에서 머스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올해 5월에는 현직 및 전직 테슬라 직원들이 공개 서한을 통해 머스크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론의 개인 브랜드에 입은 손상은 이제 되돌릴 수 없으며, 테슬라의 공적 얼굴로서 그 손상이 우리의 짐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우리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배송 팀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수요다. 문제는 일론이다"라며 "이것은 제품 문제가 아니라 리더십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1분기에 10% 증가한 반면 테슬라 판매는 9% 감소했다는 점을 들어 머스크의 리더십이 수요 감소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부터 가속화된 고위 임원 대규모 이탈
테슬라는 2024년부터 심각한 인재 유출을 겪고 있다. 18년 근무한 최고 엔지니어링 임원 드류 바글리노(Drew Baglino)가 4월에 사임했으며, 그는 테슬라의 배터리, 모터, 에너지 제품 개발을 이끌었던 핵심 인물이었다. 6월에는 북미와 유럽 판매를 담당했던 오메드 아프샤르(Omead Afshar),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팀장 밀란 코바치(Milan Kovac) 등이 연이어 떠났다.
3월에는 10년간 근무한 충돌 안전 설계 책임자 페터 윈버그(Petter Winberg)가 사임했다. 그는 볼보와 사브에서 경력을 쌓은 안전 전문가로, 테슬라 모든 차량이 독립적인 테스트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받는 데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연쇄 사임이 머스크의 리더십 스타일과 회사 방향성에 대한 내부 불만을 반영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직원 해고와 언론 통제로 내부 비판 목소리 억압
테슬라는 머스크를 비판하는 직원들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배터리 열 공급업체 산업화 엔지니어링 매니저 자레드 오트만(Jared Ottmann)이 지난 3년간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가 해고됐다. 오트만은 6년간 테슬라에서 근무했으며, 특히 머스크의 트럼프 취임식에서의 경례 제스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었다.
테슬라 직원들이 만든 X 계정은 머스크를 비판하는 공개 서한을 공유했지만, 머스크가 소유한 플랫폼에서 계정이 정지되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언론의 자유 절대주의자"라고 칭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비판은 억압하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들도 머스크의 분산된 관심사에 우려 표명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머스크의 다양한 사업체 운영과 정치적 활동으로 인한 테슬라에 대한 집중력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 외에도 SpaceX, X(구 트위터), xAI,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등 6개 회사를 동시에 이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치적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로스 거버(Ross Gerber) 같은 일부 투자자들은 "머스크 없이 테슬라 팀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테슬라 주가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는 올해 초 머스크의 후계자를 찾기 위한 비공식적인 탐색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현재 상황이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회사의 미션과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갈등을 반영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발레스트리에리의 공개 비판은 이러한 내부 갈등이 더 이상 감춰질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