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차세대 통합물류정보시스템 출시 이틀 만에 전면 마비, 구버전 긴급 복구
로젝배가 18일 웹 기반 '로젠 통합물류정보시스템' 출시 과정에서 심각한 전산 장애를 일으키며 전국적인 택배 발송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16일 신규 시스템을 출시하고 기존 'wLOGEN'과 'iLOGEN' 시스템 접속을 차단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발생한 일이다. 시스템은 17일부터 일부 오류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18일 오전 9시부터는 완전히 먹통이 되면서 전국 수만 개 쇼핑몰의 배송 업무가 마비됐다.
특히 월요일은 주말 동안 쌓인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시기여서 피해가 더욱 컸다. 한 쇼핑몰 운영자는 "오전 내내 200여 건에 달하는 송장을 하나도 출력하지 못했다"며 "고객지원센터에서는 복구 중이라고만 했고, 지점에서는 자기들도 처음 쓰는 프로그램이라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로젠택배는 시스템 장애 발생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30분에서야 구버전 시스템 복구를 결정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가 기존 프로그램을 이미 삭제한 상태여서 재설치 과정에서 또 다른 혼란이 발생했다. 실제 송장 출력이 정상화된 시간은 오후 1시 45분 이후로, 5시간 가까이 업무가 중단된 셈이다.
주말 작성 송장 대량 삭제, 쇼핑몰 운영자들 "이중고" 호소
시스템 복구 과정에서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주말에 미리 작성해둔 송장들이 전산에서 모두 삭제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한 쇼핑몰 운영자는 "미리 출력까지 해놓은 경우에는 정상 사용이 가능했지만, 작성만 해둔 경우에는 전부 처음부터 다시 입력해야 했다"며 "그나마도 출력 오류가 계속 발생해 결국 발송하지 못한 물량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구버전 프로그램 재설치 과정에서도 문제가 계속됐다. 한 운영자는 "iLOGEN 다운로드와 실행에만 1시간이 걸렸는데, 송장 출력에서는 계속 오류가 나서 사용할 수 없었다"며 "wLOGEN은 로그인만 되고 화면이 아예 나타나지 않아 결국 오후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쇼핑몰 운영자들은 배송 지연으로 인한 이커머스 플랫폼 패널티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은 당일 발송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판매자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시스템 장애로 인한 배송 지연이 직접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버 과부하 원인 파악했지만 근본 대책 마련 과제 남아
로젠택배는 이번 장애의 원인을 "차세대 시스템 오픈 후 다수 사용자가 기존 시스템에 동시 접속하면서 발생한 네트워크 및 서버 과부하"라고 설명했다. 신규 시스템이 불안정해지자 사용자들이 구버전으로 몰리면서 서버 용량을 초과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현재 모든 시스템이 정상화됐으며, 향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송 지연으로 인한 패널티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안정화 이후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해 구체적인 대응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물류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스템 전환 시 충분한 테스트와 단계적 적용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시스템일수록 신규 출시 전 베타 테스트와 부분 적용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선택권 없이 강제 전환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로젠택배는 향후 시스템 안정화와 함께 피해 보상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