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빌 게이츠가 악수하는 모습

출처 : SONOW

글로벌 에너지 혁신, SMR 기술 상용화 가속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에서 만나 소형모듈원전(SMR)과 백신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SK가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 테라파워의 4세대 SMR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혁신 파트너십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만찬 회동에서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SMR 안전성과 효율성,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을 함께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경우 앞으로 SK와 테라파워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SMR 생태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테라파워 나트륨 SMR, 안전성과 경제성 동시 확보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Natrium) SMR은 차세대 원자력 기술의 혁신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다. 상압 운전과 무전원 공기냉각 기능으로 기존 원전 대비 월등한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열에너지 저장 장치와 결합되어 자유로운 출력 조절이 가능해 재생에너지와의 호환성도 뛰어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제성과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테라파워는 지난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용 첨단 SMR 플랜트 건립에 착수했으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건설허가 심사 기간 단축 등 연방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8월 공동으로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이후 SK이노베이션과 한수원, 테라파워는 2023년 3월 차세대 SMR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속적으로 협력해왔다. 이는 한미 협력 기반의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의 토대가 되고 있다.

수백조원 규모 글로벌 SMR 시장 선점 전략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연쇄 회동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세진 원전산업정책국장도 참석해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SK와 테라파워는 SMR 투자와 기술 개발,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상업용 원자로 개발 경과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SK측은 오는 2040년이면 수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해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 정부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선진제도 도입 등을 산업부에 요청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종합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사업단장은 "SMR은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 SMR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신 협력 10년, 글로벌 공중보건 파트너십 확장

이번 만남에서는 SMR 외에도 백신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SK그룹과 게이츠재단은 10년 넘게 저소득·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근성 확대를 위해 협력해왔으며, 이번 회동을 통해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장기적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 중인 차세대 팬데믹 대응 백신 등 예방의약품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협력 확대 가능성이 집중 논의됐다. 이는 단순한 기존 백신 공급을 넘어 미래 팬데믹에 대비한 혁신적 백신 개발로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백신 개발과 포트폴리오 강화, 미래 팬데믹 대비 제품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백신 접근성을 높이고, 공중보건 증진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