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5개팀 선정 배경과 의의
올 8월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첫 라운드 승자로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NC AI, SK텔레콤 등 5개 컨소시엄을 발표했다. 정부는 세 팀쯤 될 것이라는 업계 예측을 뛰어넘어 다섯 팀을 일괄 선정하며 GPU·데이터·인력 등 2,000억 원 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외산 모델 파인튜닝이 아닌 ‘프롬 스크래치’ 개발 능력을 가진 기업을 찾는 것이 핵심이었다. 심사위원단은 ▲코드·파라미터 전면 공개 여부 ▲실 서비스 배포 경험 ▲멀티모달 처리 역량 ▲생태계 확산 가능성을 세부 평가 항목으로 삼았다. 실제로 네이버는 이미 데이터센터–클라우드–모델–서비스로 이어지는 ‘AI 풀스택’을 구축했고, LG AI연구원은 스탠퍼드 HAI ‘주목할 만한 모델’에 선정된 EXAONE 3.5로 기술력을 입증했다. NC AI는 14년 연구 내공을 증명하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업스테이지는 스타트업 최초 자체 LLM ‘SOLAR’로 선정됐다.
정부가 지금 시점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두 가지 변곡점이 있다. 첫째, 2024년 오픈AI가 API 사용료를 40% 인상하면서 ‘모델 의존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둘째, EU AI 법안이 2025년 6월 발효되며 데이터를 자국 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소버린 AI’ 요구가 글로벌 표준이 된 것이다.
기술·조직·생태계 분석: 5개 팀 비교
네이버의 ‘HyperCLOVA X Omni’는 매개변수 600B급을 목표로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데이터를 통합 이해하는 멀티모달 아키텍처를 택한다. 회사는 이미 1,200대 A100 GPU를 보유해 학습 시간을 40% 단축했고, 올해 안에 H800급 GPU 3,000대를 증설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300B 파라미터 범용 모델과 산업별 특화 모델을 동시에 개발하는 ‘트윈 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제조·헬스케어·로봇 등 12개 산업군에서 베타 테스트를 운영해 AX(산업 AI 전환) 시장 선점을 노린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포스트-트랜스포머’ 기반 확산형 모델을 제안했다. 통신 빅데이터 15PB를 개인정보 비식별화·웨이트 페어 클리핑 기법과 결합해 음성·모빌리티·보안 특화 서비스를 만든다.
NC AI는 게임 엔진이 생성한 수백만 장면을 학습시켜 AR·VR·로보틱스에 적용 가능한 3D 비전 융합 모델을 시연하며, 업스테이지는 ‘라이트 사이즈(30B~70B)’ 최적화를 통해 파라미터 대비 연산 효율 1.8배를 확보했다.
조직문화로는 네이버·LG·SKT의 ‘탑다운’ R&D와 업스테이지·NC AI의 ‘바텀업’ MVP 방식이 대비된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95% 성능’ 달성 여부는 기술뿐 아니라 ▲데이터 라벨 품질 ▲GPU 확보 속도 ▲공개 벤치마크 대응력에 좌우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정책 리스크
과기정통부는 2026년 최종평가까지 세 차례 중간 트랙 레코드를 검증, 상위 2팀엔 500억 원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모놀리식 vs 모듈러 구조 논쟁, 전력·탄소 비용 급등, 데이터 독점 우려가 병존한다. 데이터센터 전력요율이 2025년 kWh당 165원으로 인상되면 A100 1대당 연간 전기료는 2,300만 원에 달한다. 상위 팀들의 데이터 선점은 스타트업의 학습 재료 고갈로 이어질 수 있어 ‘데이터 공동구매 마켓’ 구축이 요구된다.
반대로 한국은 세계 5위 모바일 속도와 K-콘텐츠 팬덤이라는 ‘골든 데이터 샘플’ 환경을 보유한다. 개방형 API 생태계는 스타트업의 실험 비용을 낮추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론 및 제언
‘K-AI 국가대표’ 5개 팀은 AI 주권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출발선을 끊었다. 앞으로는 ▲분기별 공개 벤치마크로 투명성 확보 ▲GPU 팜의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전력·탄소 비용 최소화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와 ‘공동 2차 라이선스’로 공정 접근 보장 ▲팀 간 기술 교류를 제도화한 ‘경쟁적 협업’ 구조가 필수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될 때 2026년 글로벌 95% 성능 목표는 슬로건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