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AI 검색 시대, ‘제로클릭’이 현실이 되다
지난 3월 구글 검색 결과에 AI 요약(Overviews)이 노출된 뒤, 이용자는 결과 링크를 클릭할 확률이 평균 35%p 이상 떨어졌다. 미국 900명을 추적한 퓨리서치 보고서는 AI 요약이 뜬 페이지에서 ‘클릭 없는 소비’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한다.:contentReference[oaicite:0]{index=0}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네이버 ‘큐럴리(Q)’ 시범 서비스가 본격화되자 언론사 자체 도메인 트래픽은 전년 대비 18% 급락했다는 업계 통계가 나온다. 광고·구독 기반 매출에 의존하는 뉴스조직은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 변화 한 번에 매출이 출렁이는 구조적 리스크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AI가 직접 신문을 만드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Il Foglio는 올 3월 한 달간 전면 AI가 작성한 4면짜리 인서트를 발행하며 ‘세계 최초 AI 신문’이라고 자임했다.:contentReference[oaicite:1]{index=1} 실험은 호기심을 끌었지만 오탈자와 맥락 왜곡 논란을 촉발하며 편집·검증이 결여된 AI 기사 위험을 보여줬다.
왜 AI가 언론 생태계를 재편하는가
AI 챗봇은 뉴스 소비의 ‘입구’까지 넘어왔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에 따르면 ‘AI 챗봇을 통해 뉴스 헤드라인을 확인한다’는 응답이 글로벌 평균 27%로, 전년(9%) 대비 세 배 상승했다.: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특히 18~24세 Z세대는 41%가 ‘챗봇을 주요 뉴스 소스’로 꼽아 뉴스 포털·SNS를 동시에 잠식하고 있다.
검색 외 유통 경로에서도 AI가 ‘보이지 않는 관문’이 되고 있다. 디지데이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요 미디어 사이트에서 AI Overviews가 삽입된 키워드의 71%가 ‘완전 무클릭(Zero Result Click)’ 패턴을 보였다.:contentReference[oaicite:3]{index=3} 이는 검색 엔진이 AI 생성 답변으로 사용자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언론사로의 유입을 차단한다는 방증이다.
한국은 뉴스 회피·불신이 함께 심화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조사에서 ‘뉴스를 자주 피한다’는 응답은 70%를 넘어섰고, 주된 이유로 ‘정치 편향’과 ‘정보 과잉 피로’가 지목됐다.:contentReference[oaicite:4]{index=4} AI 시대에 신뢰·품질이 담보되지 않는 콘텐츠는 검색·SNS·챗봇 어디에서도 선택받기 어렵다.
파트너십 이후를 고민하라: 수익·조직 전략
언론사는 AI 기업과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도착지’가 아닌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아마존과 최대 연 2,500만 달러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동시에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를 저작권 침해로 제소해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했다.:contentReference[oaicite:5]{index=5} 강종구 팀장은 “콘텐츠 공급 뒤 신뢰·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반환될지, 재가공 지분을 어떻게 확보할지까지 계약서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변수는 AI 학습 데이터 투명성이다. OpenAI·뉴스코프, 액셀슈프링어 등 ‘현금+API 크레딧’ 모델이 확산되면서 언론은 ‘데이터 뱅크’로서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contentReference[oaicite:6]{index=6} 그러나 장기적으로 AI가 언론 콘텐츠 의존도를 낮추면 수익도 급감할 수 있다. 저널리즘 고유 가치는 보도·해설·비판 기능에 있으며, 이를 독자 경험에 녹여내는 자체 플랫폼 투자 없이 파트너십에만 기대면 ‘포털 종속’의 반복이다.
조직문화도 병행 혁신이 필요하다. 한국일보 ‘H.AI’ 챗봇 사례처럼, 기자가 직접 AI 도구를 설계·활용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취재와 기술의 분업’이라는 과거 프레임을 깨고 융합형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시사점 및 제언
AI 시대의 언론 생존 전략은 ▲검색 의존도 최소화: 자사 앱·뉴스레터·게임형 인터랙션 등 직접 트래픽 모델 구축 ▲데이터·알고리즘 주권 확보: 학습 로그·독자 프로필을 자체 분석해 AI 서비스를 내재화 ▲조직 차원의 학습 문화: 기자에게 AI 실험 시간을 공식 업무로 인정 ▲계약 지능화: 파트너십에 ‘데이터 사용·브랜드 표기·수익 분배’ 조건 명시 등 네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종국엔 “기자가 토큰 생산자가 되느냐, AI 연금술사가 되느냐”의 갈림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