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테슬라 로고가 함께 표시된 AI6 칩과 자율주행 기술 인포그래픽

출처 : society-now.com

22조7648억원 계약 뒤에 숨은 10년 동맹의 진실

2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 그 상대방이 테슬라로 확인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갑작스러운 만남이 아니다. 사실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무려 10년간 지속되어온 깊은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 삼성-테슬라 10년 협업 타임라인

• 2016년: 첫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
테슬라 3세대 하드웨어(HW3)용 칩 생산 시작

• 2019년: 자율주행 칩 혁신
엔비디아 대비 7배 빠른 완전자율주행 칩 공개

• 2023년: 이재용-머스크 정상회담
실리콘밸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논의

• 2024년: 스마트싱스 협업
테슬라 차량 태양광 충전 현황 실시간 모니터링

• 2025년: AI6 칩 대규모 계약
22조7648억원 규모 차세대 칩 위탁생산

이번 협업의 시작점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약 2년 만에 테슬라 3세대 하드웨어(HW3)용 칩을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당시 이 사실은 일부 매체를 통해서만 알려졌고, 양사 모두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2019년 4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이 협업을 세상에 공개했다. 온라인 생중계된 자율주행 설명회(오토노미 데이)에서 머스크는 "삼성전자가 완전 자율주행용 칩을 위탁생산하고 있으며, 이 칩의 실행 속도가 기존 엔비디아 제품보다 약 7배 빠르다"고 발표했다. 당시 테슬라는 2020년 2분기 로보택시 상용화를 장담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실현되지 못했다.

2023년 이재용-머스크 만남이 바꾼 게임의 법칙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관계가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한 계기는 2023년 5월 이재용 회장과 일론 머스크 CEO의 역사적 만남이었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이뤄진 이 만남은 단순한 예방 차원을 넘어선 깊이 있는 전략 논의의 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과 머스크 CEO가 만난 사진이 공식 배포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양사가 기존 반도체 협업을 넘어 새로운 사업 영역까지 확장하기로 합의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스마트싱스 협업으로 확장된 생태계

두 리더의 만남은 곧바로 구체적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1월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삼성전자는 테슬라와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 협업을 공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테슬라 차량 소유자들은 집에서 차량의 태양광 충전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업을 넘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생태계와 테슬라의 지속가능 에너지 비전이 결합된 혁신적 서비스였다. 2024년 2분기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양사 협업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줬다.

🚗 AI6 칩, 완전자율주행 시대의 열쇠

이제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위탁생산하게 됐다. 머스크 CEO는 28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서 "삼성전자의 새롭고 거대한 텍사스 시설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을 직접 발표했다.

🔬 AI6 칩의 혁신적 특징

• 완전자율주행 최적화
FSD(Full Self-Driving) 기능 구현을 위한 전용 설계

• 제조 효율성 극대화
삼성전자 텍사스 파운드리에서 대량생산

• 차세대 아키텍처
기존 HW3 대비 혁신적 성능 향상 기대

• 에너지 효율성
전기차 배터리 소모 최소화 설계

특히 주목할 점은 머스크가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제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이는 단순한 위탁생산을 넘어 테슬라의 전체 제조 프로세스 최적화까지 삼성전자가 지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SDI 배터리 재공급, 이제 현실이 될까?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협업이 공고해지면서 업계는 또 다른 기대감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삼성SDI의 테슬라 배터리 공급 재개 가능성이다. 과거 삼성SDI는 테슬라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솔루션인 '테슬라 에너지'에 배터리를 공급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 과거 배터리 협업의 역사

2016년 머스크 CEO는 X를 통해 "테슬라 에너지에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직접 밝혔다. 당시 삼성SDI는 테슬라의 가정용 및 상업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ESS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CATL, BYD 등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SDI와의 협업은 점차 줄어들었다. 현재 삼성SDI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지 않는 상황이다.

🔋 재공급 가능성의 근거들

하지만 최근 상황 변화는 삼성SDI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첫째,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반도체 협업이 심화되면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 그룹 전체가 테슬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을 경우, 배터리 사업에서도 우선 협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테슬라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삼성SDI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삼성SDI의 기술력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이런 니즈에 부합한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AI6 칩 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도 테슬라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삼성SDI가 앞서 있어 향후 협업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 공식 입장은 여전히 신중

하지만 삼성SDI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테슬라 배터리 공급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업계 관례상 당연한 반응이지만, 동시에 진행 중인 협상이나 검토 사항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미래 전망: 완전한 삼성-테슬라 생태계

만약 삼성SDI의 배터리 재공급이 실현된다면, 삼성 그룹과 테슬라는 반도체-배터리-스마트홈을 아우르는 완전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공급업체 관계를 넘어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테슬라가 추진 중인 로보택시 상용화, 휴머노이드 로봇 'Optimus' 개발, 그리고 지속가능 에너지 생태계 구축에서 삼성 그룹의 기술력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AI6 칩으로 시작된 이번 협업이 양사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0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숨겨진 동맹이 이제 공개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 22조7648억원이라는 거대한 계약 규모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미래 자동차 산업과 AI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역사적 협업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