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변화하는 전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인기(드론)가 전쟁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참호와 포격이 지배하던 전장은 모니터와 조이스틱 앞으로 옮겨졌다. 이 전쟁의 최전선에는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Z세대 드론 조종사들이 서 있는데, 죽음은 이들에게 이미 일상이 되었다.

영국에서 살다가 2024년부터 전쟁에 참전한 루마니아 출신의 21세 드론 조종사 ‘스트리그’는 하르키우 북쪽 전선에서 러시아 드론 조종사를 상대로 한 수색·타격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판사나 배심원, 집행관이 되려고 이 전쟁에 온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집행관이 됐다”면서 “(적에 대한) 사살이 제2의 본능이 됐다”고 말했다.

'비디오 게임'과 같은 일상, 최전선 드론 조종사들의 어두운 현실

유리 부투소프는 현재 스트리그가 속한 제13 하르티야 여단의 특수 드론 소대를 지휘하고 있다. 그는 과거 전쟁이 체력과 인내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동기와 사고가 유연한 인재의 싸움이라며 “제대로 훈련된 20세 조종사 한 명이 20년 경력의 저격수보다 더 많은 적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사망자 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올해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의 핵심 전략이다.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달 러시아군에 월 최대 5만명의 치명적 손실을 입히는 것을 전쟁의 전략적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부상자를 제외한 사망자 기준이다.

페도로우 장관은 “전략적 목표에 도달하면 적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전쟁 비용을 강요함으로써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매달 3만~3만5천 명 사상자…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효과 증대

이 같은 전략은 전장의 논리와 정치적 계산에서 출발한다. 러시아에는 사실상 두 개의 군대가 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계약병 중심의 전투부대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 국내에서 12개월 복무를 하는 징집병 부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지는 매달 손실되는 병력보다 더 많은 병력을 보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서방의 추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매달 3만~3만5000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보충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사·부상자 3만3200명이 발생했지만, 신규 계약병 모집은 2만7400명에 그쳤다.

우크라이나의 5만명 목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려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드론은 전선에서 가장 치명적인 살상 수단으로 부상했으며, 현재 양측 사상자의 최대 88%가 드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조종사들과 지휘관들에게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전쟁터에서 '게임'을 하는 젊은 드론 조종사들의 어두운 현실

부투소프는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스테이션에 익숙하며 전투에 나서고 싶다면 드론 특화 전사가 될 자질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드론 소대에는 우크라이나 육상 선수를 비롯해 브라질·콜롬비아 자원병,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인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세 호주인 드론 조종사 ‘코알라’는 “임무를 수행했을 뿐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며 “솔직히 말하면 장난감을 날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전쟁은 이들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드론 교환, 전쟁의 종식 가능성에 대한 희망?

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14명의 전쟁 포로를 교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협상에서 대표단이 전쟁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157명의 포로를 서로 교환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 필요

이번 포로 교환에 대한 국제 사회의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미·러·우크라이나 간의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더욱 적극적인 전쟁 종식 노력이 시급함을 알리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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