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녹음, 은폐 시도 명백해지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부인이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유용한 사실을 김 원내대표 본인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2022년 8월, 김병기 의원은 전직 보좌진과의 통화 녹취 내용에서 부인이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은폐하려 노력한 정황을 드러내었다.
김 원내대표가 ㄷ씨로부터 '업무상 횡령 등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함께 작전을 꾸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원내대표는 녹취에서 "우리 안사람이 일부 직접 쓴 게 있더라고. 오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진희는 '자기가 다 카드를 쓴 것으로 하겠다'고 한다. 이건 당연히 (내 부인한테 카드를 줬다고 하면) 자기도 죽으니까”라고 말했다.
CCTV 영상 은폐, 식당 방문 지시까지...
같은 달 31일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는 ㄷ씨에게 "○○○○○(부인이 업무추진비를 쓴 식당) 그런 데는 직접 가서, 혹시라도 누가 물어보면 의원에 대한 거 일체 제공하지 말아라. 그런 얘기를 해둘 필요가 있을까" "(시시티브이 영상에) 몇시 몇분 뭐 이런 거 있잖아. 그러니까 여자 두명이거든. (식당 쪽에) '김병기 의원실인데요. 혹시라도 시시티브이(CCTV) 이런 거 얘기 나오고 그러면, 절대 보여주지 마셔라’(라고 얘기하라)”라고 지시했다.
ㄷ씨가 실제로 식당을 방문해 ‘시시티브이를 안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보고하자, 김 원내대표는 “고맙다. 수고했다”고 답했다.
김병기 의원 입장은?
경찰은 지난해 8월 "조진희 전 의원은 현안 업무추진을 위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다고 진술한 점, 오래전 일로 식당의 시시티브이 등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 국회의원 배우자 등 제3자가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는 증거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내사 종결했다. 김 원내대표는 보좌진에게 부인의 업무추진비 유용 시기(7~8월) 중 자신의 일정을 모두 삭제하라고도 지시했다. 9월1일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는 ㄷ씨에게 “8월 일정 다 지우라고 해라. 나와 관련된 일정 다 지우라고 해라” “8월뿐 아니라 7월 이전 일정 기록도 다 지우라” “일정 기록을 백업 받지 말고, 연필로 적어서 수기로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안사람은 (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실 쪽은 전직 보좌진과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뒤에도 한겨레에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는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여전히 부인했고, “당시 경찰 수사에도 실제 사용자가 다른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도 이를 인정했다. 제보자로 알려진 전직 보좌진도 충분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