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무혐의 처분 직후 백해룡의 반격
서울동부지검 합수단이 세관 마약 수사외압 의혹 관련자 15명을 모두 무혐의 처분한 바로 그날, 의혹을 최초 제기한 백해룡 경정이 검찰청과 관세청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백 경정은 9일 언론 공지를 통해 동부지검 사건과에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인천공항세관, 김해공항세관, 서울본부세관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강력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말레이시아 조직 대규모 마약 밀수 의혹 재제기
백 경정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과 함께 구체적인 마약 밀수 정황을 재차 제시했다. 2023년 1~2월 말레이시아 조직원 21명을 포함한 총 36명이 13차례에 걸쳐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에 침투했으며, 이들이 신체에 부착한 마약만 120kg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각자가 휴대용 캐리어를 들고 입국했지만 세관에서 단 한 차례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100kg 항공화물 밀반입 시도 중 경찰 수사정보가 말레이시아 두목에게 누설되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회수된 사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 무마 의혹과 세관 가담 주장
백 경정은 세관의 마약 밀수 가담 정황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1월 27일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밀수범들과 세관 직원들이 공모해 농림축산부 일제검역을 거치지 않고 세관 검색대를 통과하게 하는 방법으로 필로폰 약 24kg을 밀수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백 경정은 '세관이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정황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검찰 사건기록 상으로도 충분히 소명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검찰이 세관의 가담 사실을 알고도 사건을 덮고 오히려 밀수를 방조한 정황도 기록상 여러 군데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영장 승인 가능성과 향후 전망
백해룡팀이 합수단 내부에서 경찰서와 비슷한 지위를 가지는 만큼, 신청된 압수수색 영장은 합수단 소속 검찰이 청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날 합수단이 관련 의혹 대부분을 사실무근으로 판단한 만큼 영장 청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은 법적 요건이 충족될 때 청구할 수 있는 것이며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백 경정의 추가 대응 방안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