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는 도둑맞았다" 트럼프 재발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시 한 번 부정선거 주장을 펼쳤다. 그는 "미국의 선거는 조작되고, 도둑맞았으며, 전 세계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라고 비난하며 “그것을 고치지 않으면 더 이상 국가를 유지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원들에게 '세이브(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투표자격보호) 법안' 통과를 위해 싸울 것을 요청했다. 이 법안은 유권자 등록 시 미국 시민권 증명을 요구하고, 투표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이브 법안: 투표율 감소 우려 속 논란
**CNBC는 이 법안이 수천만 미국인의 투표권 행사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민주당과 투표권 옹호 단체의 반발 속에서도 다음 주 하원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최소 14개 주에서는 본인이 아님이 드러나면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 진술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 유권자 등록이 가능하다. 또 구두 또는 서면으로 이름, 주소, 생년월일 등 개인 정보를 제공하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시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곳은 10개 주 뿐이다.
'부정투표' 발생율은 미미, 실제 위협?
**전미주의회협의회에 따르면, 투표할 때 신분증 확인이 당연한 한국에 비교했을 때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허술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대리 투표가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각종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 부정투표는 매우 드물게 발생해 왔다.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브레넌정의센터는 부정투표 발생률이 0.0003~0.0025%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표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는 조지아주도 감사 실시 결과 등록 유권자 820만명 중 비시민권자는 단 20명에 불과했고, 이 중 실제로 투표한 사람은 9명뿐이었다고 발표했다.
세이브 법안: 개인정보 접근성 문제 등 우려
**민주당과 투표권 옹호 단체들은 세이브 법안이 부정투표를 막긴커녕 투표권을 제약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신분 확인 서류 발급이 한국보다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것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세이브 법안이 요구하는 것처럼 유권자 등록을 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자임을 증명하려면 여권이나 공증된 출생증명서가 필요하다. 운전면허증은 출생지나 시민권자 여부가 기재돼 있지 않아 인정되지 않는다. 문제는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여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른 여성이나 개명한 사람은 출생증명서와 현재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투표를 거부당할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선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이 널리 보급돼 있지 않다. 메릴랜드 대학의 민주주의·시민참여센터에 따르면, 약 2100만명의 미국인은 운전면허증이 없고, 라틴계 유권자의 15%, 흑인 유권자의 18%가 이에 해당한다. 또 260만명은 정부에서 발급한 사진 부착 신분증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이들에겐 신분증을 발급받기 위해 서류를 떼러 다닐 시간적 여유와 재정적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안 제시에도 투표 시스템 논란 지속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원주민 등은 신분증을 발급받는 데 필요한 서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캔자스주는 2013년 세이브 법안과 비슷한 신분 확인 절차를 도입했다가 2018년 결국 원래대로 되돌아간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근거 없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선거 시스템 자체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이브 법안은 선거 절차 개선으로 이어지기보다 정쟁의 소재로 쓰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