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처사
쿠팡은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유출 사건 이후 민관합동조사기구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태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 청문회 출석 거부와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은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받습니다. 특히 쿠팡이 지난 25일 일방적으로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는 그 전략적 의도가 다분하다. 쿠팡측은 “단독으로 행위를 저질렀고 3300만건 계정에 접근했지만 약 3000개 계정의 제한적인 고객정보만 저장했다”며 "회사는 즉각 조사하여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및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성급하고 아전인수격인 결론입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교차 검증과 증거 훼손 가능성에 대한 확인이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셀프 면죄부' 발표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해명이라기보다, 미국 법정에 제출할 '자기방어용 증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려는 행위로 볼 수 있다.
2. 미국의 소송 방어 전략과 한국법제도의 한계
쿠팡이 정부 조치보다는 미국의 소송 방어에 주력하는 현실은 한국 법제도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통해 6000억원대의 합의금을 받아내는 동안, 한국 소비자들은 5년간의 소송 끝에 단 7명만이 1인당 7만원의 배상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은 증권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어 있지만 소비자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았고, ‘증거개시(Discovery)' 제도 역시 없기 때문에 기업이 내부 자료를 숨겨도 제재받지 않아 소송이 지지부진하고 배상 규모는 초라합니다.
3. 플랫폼 권력에 걸맞은 책임의 제도화
쿠팡이 데이터 유출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은, 우리가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보안과 내부통제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번 사태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소비자 집단소송제 확대 그리고 주주대표소송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