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진압 강경태도, 트럼프 행정부 의견 수렴
미국 정부가 이란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군사, 사이버, 경제적 대응 방안 등을 포함한 선택지를 보고받기 위해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는 이란 정권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경고해온 조치를 실제로 이행할지 논의하는 자리로 전망된다.
군사·사이버 무기 사용, 제재 강화까지 검토
논의는 반정부 정보 온라인 확산 지원, 이란의 군사·민간 시설을 공격하는 비밀 사이버 무기 사용, 추가적인 경제 제재 부과, 그리고 군사 타격까지 포함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참석한 회의는 초기 단계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고 전해졌다.
군사적 타격 준비 아직 미흡, 외교적 해결 가능성 염두
현재 미 국방부는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대비한 병력 이동은 하지 않았으며, 미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 전단은 지중해를 떠나 중남미로 이동했다. 현재 중동과 유럽 지역에는 미 항공모함이 배치돼 있지 않다.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란 사태와 관련해 잠재적인 군사 목표와 경제적 대응 수단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각 부처에 의견 제출을 요청하는 내부 문건도 배포되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단말기를 이란에 제공하여 정부의 인터넷 차단을 우회하도록 시위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권에 타격을 주지 못한 채 상징적 수준에 그치는 조치를 했다가 오히려 미국의 지원을 기대하는 시위대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이란 시위 관련 발언 강경화… “미국 준비 태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발언의 수위를 높여왔다. 그는 2일 "미국은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시위대를 살해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지난 9일에는 “시위대에 발포할 경우 '우리도 발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에는 “이란은 전례 없는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지난주 이란이 여전히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하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이란 쪽으로부터 진지한 협상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제난에 항의, 전국적 봉기에 확대된 시위
이번 시위는 경제난에 항의한 상인들의 움직임에서 시작돼 지난 8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봉기로 확대됐다. 이란 인권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안 요원을 포함해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