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사상 첫 52,000선 돌파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31일 사상 처음으로 52,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2% 오른 52,411로 장을 마감하며 연일 신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27일 최초로 50,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29일 51,000선 돌파에 이은 연속 상승세다. 이달 동안 지수 상승률은 8%대에 달하며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면서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 정보통신 기업의 실적 호조가 증시 상승세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AI 반도체 랠리가 상승 견인
인공지능(AI) 랠리에 올라탄 반도체 관련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소시오넥스트는 16.72% 급등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어드밴테스트는 3.88%, 도쿄일렉트론은 3.61% 각각 상승했다. 히타치제작소는 11.92% 뛰며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전날 실적발표에서 내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영향으로, 가토 도모미 히타치제작소 최고재무책임자는 '데이터센터 관련 송·배전 설비의 성장세가 203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기술주의 호실적이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약세 지속, 당국 구두 개입
이날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엔대 중반에서 거래되며 엔화 약세가 지속됐다. 달러당 엔화 가치가 지난 2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며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현재 상당히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엔화 약세 지속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되며, 향후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해외 투자자 매수세 지속 전망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세가 활발해지면서 상승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4주 동안 해외 투자자들의 매도량보다 매수량이 많은 순매수 상태를 유지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향상과 AI 관련 기술주들의 성장 잠재력이 해외 자금 유입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인프라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급격한 상승세에 따른 조정 가능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가능성 등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