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밀한 정치 관계 지리 노출
경향신문이 입수한 통일교 'TM 특별보고' 문건은 단순한 교단 행사 현황을 넘어 정계 동향 파악부터 국내외 이슈까지 총괄하는 양상으로, 10년간의 세상을 한 권의 책처럼 담았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 통일교 간부들이 한 총재에게 보고한 내용은 단순히 교단 내부 사항이 아니라 정치적 현황, 경제 동향, 문화 트렌드까지 다양하게 담겨있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과 이후의 정세에 대한 분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7년 정가 이모저모'란 소제목 아래, 당시 판사들의 의견, 국회의원들과의 만남 등 다양한 내용이 보고되었다. '유승민도 아직 엘리트 의식 귀공자 스타일 못 버려', '민주당 내 비주류는 여차하면 김종인과 함께 탈당을 결행할 수도 있다' 와 같은 정치권 내부 정보, 그리고 당시 바른정당 A 의원의 전반적인 상황 파악까지 담겨있었다.
일본 정치 분석까지…통일교 영향력
문건에는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 대한 보고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통일교 간부들은 일본 자민당과의 관계, 유사한 맥락에서 한국 국회 의원들과의 연관성 또한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한 총재에게 보고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 아베 총리 총격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많은 국회의원들은 [배후에 통일교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선거 응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하고 도망치는 듯한 반응을 하는 국회의원이 대부분" 이라고 전했다.
'아시아의 워런 버핏' 리카싱까지…
통일교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아시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리카싱의 소박한 생활 습관, 기부 의식, 그리고 동업 불가 6원칙 등 개인적 사안까지 보고되었다.
'세상만평'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ICBM 화성 17형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내용은 문건에서 상세히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총재, 보고를 받았을까?
문건의 진실성과 한 총재가 실제로 이 모든 보고들을 받았는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한 총재 측에서는 “이 문건 전체를 한 총재가 다 보고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내부 행사 진행 현황, 통일교 법인 현황 등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문건을 활용하여 통일교 수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 내용과 한 총재의 지시와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이 향후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찰은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 등 통일교 인사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제공한 후 영수증·품의서에 이름을 올린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만 우선 기소했으며,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