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I 장치를 착용한 환자가 생각으로 로봇 의수를 제어하는 모습

출처 : SONOW

뇌 신호만으로 로봇 의수 제어하는 BCI 기술, 임상 적용 확대 중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 기술이 마비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와 유럽 로잔공대 연구팀은 척수손상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로봇 의수를 제어할 수 있는 고급 BCI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뇌 피질에 삽입된 미세전극 배열을 통해 운동 의도와 관련된 신경 신호를 포착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해석해 의수나 외부 장치의 움직임으로 변환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신 BCI 시스템이 단순한 제어를 넘어 피질 재매핑(cortical remapping)이라는 뇌의 적응 능력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손상된 신경 경로를 우회하여 뇌가 새로운 방식으로 신체를 제어하도록 학습시키는 과정으로,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최근 발표된 임상시험에서는 4년 이상 사지마비 상태였던 환자들이 3개월간의 BCI 훈련 후 일부 손가락 움직임을 회복하는 놀라운 결과가 보고되었다.

피질 재매핑 통한 신경 가소성 활용이 BCI 기술의 핵심 메커니즘

BCI 기술의 혁신적 측면은 단순히 뇌 신호를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뇌의 적응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피질 재매핑은 뇌가 손상된 부위의 기능을 다른 영역이 대신하도록 재구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BCI 시스템은 이러한 재매핑을 촉진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BCI 훈련 중 환자의 뇌는 두 가지 중요한 변화를 겪는다. 첫째, 운동 의도를 나타내는 신경 신호 패턴이 더 명확하고 일관되게 변한다. 둘째, 운동 피질의 기능적 연결성이 재구성되어 손상된 신경 경로를 우회하는 새로운 연결망이 형성된다. 「뉴런(Neuron)」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BCI 훈련 후 환자들의 운동 피질에서 새로운 신경 회로가 활성화되는 것이 fMRI 스캔을 통해 확인되었다.

차세대 BCI 기술, 비침습적 방식과 AI 결합으로 접근성 높아질 전망

현재 고성능 BCI 시스템은 대부분 뇌 피질에 전극을 직접 삽입하는 침습적 방식을 사용하지만, 연구자들은 비침습적 방식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리에 착용하는 형태의 고해상도 뇌파(EEG) 장치나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을 활용한 시스템이 개발 중이며, 이러한 기술은 수술 없이도 뇌 신호를 포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또한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의 발전은 BCI 시스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최신 알고리즘은 적은 양의 뇌 신호만으로도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의 신경 패턴에 맞게 자가 학습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에 가정에서도 사용 가능한 수준의 BCI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신경재활 분야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