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애플-구글 AI 협력, 시장에 미친 즉각적 반응
애플이 아이폰의 음성비서 '시리' 대폭 업그레이드를 위해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채택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알파벳 주가는 3.04% 상승했으며, 이는 두 빅테크 기업 간 전략적 협력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애플은 최근 구글에 맞춤형 AI 모델 개발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개편될 시리는 빠르면 2026년 출시될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의 단순한 음성 명령 처리 수준을 넘어 복잡한 대화형 AI 기능을 탑재할 전망이다. 이는 애플이 자체 AI 기술 개발의 한계를 인정하고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구글 제미나이는 최근 AI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강력한 성능을 입증하며 오픈AI의 GPT 시리즈와 경쟁하는 대표적인 생성형 AI로 자리잡았다. 멀티모달 처리 능력과 대화 맥락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시리의 근본적 한계로 지적되던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독점 이슈와 전략적 딜레마
흥미로운 점은 이번 AI 협력 논의가 구글-애플 간 기존 파트너십에 대한 반독점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독점 혐의와 관련해 제3자와의 배타적 계약 금지를 권고했으며, 이는 애플과 삼성에 지급하는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검색 기본값 계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구글은 애플에게 연간 약 200억 달러를 지급하고 사파리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이 계약이 반독점 규제로 인해 중단된다면, 구글은 막대한 트래픽 손실을 입게 되고 애플은 상당한 수익원을 잃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 모델은 양사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애플 운영체제 담당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특정 목적을 위한 외부 AI 모델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글을 직접 거론한 바 있다. 이는 애플이 이미 오래전부터 외부 AI 파트너십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빅테크 AI 경쟁 구도의 재편
애플의 제미나이 채택 검토는 현재 진행 중인 빅테크 AI 경쟁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구글은 이미 제미나이를 안드로이드폰의 기본 AI로 적용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영상 요약, 실시간 번역, 복합 질의응답 등 기존 시리를 크게 뛰어넘는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다.
만약 애플이 제미나이를 채택한다면,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iOS 양쪽 플랫폼에서 동시에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독주 체제에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전체 AI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애플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다각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오픈AI 및 앤트로픽과의 협력 가능성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특정 AI 업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협상력 강화와 기술적 리스크 분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이다.
AI 시대 플랫폼 경쟁의 새로운 양상
이번 애플-구글 AI 협력 논의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AI 시대 플랫폼 경쟁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준다. 과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수직 통합을 통해 차별화를 추구했던 애플이 외부 AI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는 것은 AI 기술의 복잡성과 개발 비용이 한 기업의 역량을 넘어선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구글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는 검색 광고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AI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애플의 거대한 사용자 베이스를 통해 제미나이의 활용도를 높이고, AI 모델 개선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글은 현재까지 관련 논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협력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은 이러한 빅테크 간 AI 협력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