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베센트 재무장관 회담 장면

출처 : SONOW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합의를 촉구하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면담을 관세 협상의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충격 우려로 통화스와프 요구

이 대통령은 유엔 대표부에서 약 30분간 진행된 베센트 장관과의 면담에서 한국은 경제 규모나 외환시장 인프라 등에서 일본과 다르다이런 측면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전했다.

미국이 3500억달러 투자 패키지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조성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한국 정부는 외환보유액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 1달러당 1995원까지 치솟았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규모로, 한국 정부는 이런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무제한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며 그게 안 되면 우리나라에 미칠 충격이 너무 커서 그 다음부터는 나아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는 2008-2010년 300억달러, 2020-2021년 600억달러 규모로 체결된 바 있다.

'상업적 합리성' 강조하며 협상 지속

베센트 장관은 이 대통령의 설명을 충분히 경청했고 내부에서도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답하며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일시적이고 단기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베센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조선 분야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김 정책실장은 협상 시한 때문에 우리가 원칙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에 맞고, 우리가 감내할 수 있고, 국익에 부합하고,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선불' 발언에 시장 충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달러(약 490조원) 대미 투자에 대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의 투자가 미국의 관세 인하 조치에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관세 협상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켰다.

미국은 현재 3500억달러 전부에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등 안전장치 없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협상의 중요한 계기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한국이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