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과 리콜 대상 칸트레일 부분을 보여주는 이미지

출처 : SONOW

사이버트럭 46,096대 리콜…칸트레일 접착제 결함으로 외장재 떨어져나가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46,096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3월 20일 발표했다. 이번 리콜은 '칸트레일(cant rail)'이라고 불리는 창문 상단의 스테인리스 스틸 외장 트림 패널이 주행 중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결함 때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이번 리콜은 2023년 11월 13일부터 2025년 2월 27일까지 제조된 2024년형과 2025년형 사이버트럭 모든 모델이 대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칸트레일을 차량 구조물에 고정하는 접착제가 "환경적 취화(environmental embrittlement)"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리콜 보고서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이 접착 조인트에서 박리되어 차량에서 분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로상의 다른 운전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안전 문제로 분류된다.

출시 1년여 만에 8번째 리콜…품질 관리 문제 지속 제기

이번 리콜은 사이버트럭이 시장에 출시된 지 1년여 만에 발생한 8번째 리콜이다. 이전 리콜 사유들을 살펴보면 품질 관리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가속 페달 커버가 떨어져 나가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 후방 카메라 작동 지연, 결함이 있는 드라이브 인버터로 인한 동력 손실, 앞유리 와이퍼 모터 고장, 그리고 또 다른 외장 트림 부품이 떨어져 나가는 문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테슬라는 3월 18일 기준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151건의 보증 청구를 확인했지만, 아직까지 이로 인한 충돌이나 부상, 사망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패널이 떨어져 나간 사이버트럭 사례들이 다수 공개되면서 실제 결함 비율이 테슬라 추정치인 1%보다 높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방탄" 주장과 대조되는 접착제 품질 문제

이번 리콜은 일론 머스크가 사이버트럭을 "문자 그대로 방탄"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19년 공개 행사에서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의 방탄 성능을 시연하려다 창문이 깨지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차량의 견고함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핵심 트림 조인트에 사용된 접착제가 날씨를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탄" 주장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구성 테스트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새로운 칸트레일 어셈블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환경적 취화에 취약하지 않은 더 강한 접착제를 사용하고, 추가로 패널에 금속 스터드를 용접하고 볼트로 고정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적용한다는 의미다.

생산량 부진도 노출…목표 대비 10% 미만 달성

이번 리콜을 통해 사이버트럭의 실제 생산량도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리콜 대상인 46,096대가 사이버트럭 생산 기간 대부분을 포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가 지금까지 배송한 사이버트럭은 5만대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초기에 주장했던 연간 50만대 생산 목표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테슬라는 당초 100만 건의 예약 주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생산과 배송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사이버트럭에 대한 수요 약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연이은 품질 문제로 인해 소비자 신뢰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 주가 42% 폭락…머스크 논란과 맞물려 투자심리 악화

사이버트럭의 품질 문제는 테슬라의 주가 하락세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약 42% 하락했으며, 리콜 발표 후 프리마켓에서 1.4% 추가 하락했다. 초기에는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로 인해 선거 후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분석가들은 기존 고객과 잠재 구매자들의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감정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테슬라 매장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구매 보이콧 운동이 나타나는 등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실제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노후화된 제품 라인업과 치열해진 경쟁도 테슬라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리콜 왕 테슬라…총 67만7천대 리콜 대상

리콜 관리 전문업체 BizzyCar에 따르면 테슬라는 작년 미국에서 510만대의 차량을 리콜하여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 중 1위를 기록했다. 2025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어, 사이버트럭 리콜을 포함해 총 67만7,000대가 리콜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는 후방 카메라 디스플레이 리콜과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어시스트 손실 관련 리콜도 포함된다.

테슬라는 소유자들에게 5월 19일부터 우편으로 리콜 통지를 시작할 예정이며, 부품이 준비되는 대로 무료 서비스 예약을 안내할 계획이다. 수리에는 차량당 약 1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유자들은 테슬라나 NHTSA 리콜 웹사이트에 차량 식별 번호(VIN)를 입력하여 자신의 차량이 리콜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연이은 품질 문제가 전기차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 채택 확산이 온실가스 감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품질 문제로 인한 소비자 불신이 전기차 전환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