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더AI 파산과 AI 기업 투자 리스크 경고

출처 : SONOW

**유니콘에서 파산까지** 1년 반, **실리콘밸리 충격**

한때 혁신적 AI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던 빌더AI가 15억달러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던 유니콘 기업에서 불과 1년 반 만에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AI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AI 열풍으로 최대 호황을 누리던 스타트업 생태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시킹알파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에 본사를 둔 빌더AI는 인도와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며 확장을 추진해왔으나, 매출 과장 의혹이 불거지면서 현재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서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파산 직전 CEO였던 만프리트 라티아는 회사 계좌의 잔액이 0달러라고 발표하며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인정했다.

2016년 인도계 영국 기업가 사친 데브 두갈이 설립한 빌더AI는 당초 엔지니어AI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코딩 없이 앱과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노코딩 플랫폼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2023년에는 카타르 국부펀드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1억달러 이상을 투자받아 기업가치 15억달러를 달성하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세계 최초 AI 제품 매니저 나타샤**는 **700명 인도 개발자** 수작업

빌더AI의 핵심 기술로 홍보된 것은 세계 최초의 AI 제품 매니저로 불린 나타샤Natasha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소프트웨어 제작을 피자 주문처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선전했으며, 이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핵심 요소였다. 2023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카타르 국부펀드, 제프리 카첸버그 등으로부터 총 4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급성장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빌더AI는 실제로 인도에서 약 700명의 개발자가 수작업으로 코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AI 워싱 오염 논란에 휘말렸다. 화려하게 포장된 AI 기술은 허울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무적 허위도 심각했다. 회사가 보고한 지난해 매출 2억1700만달러는 실제로는 약 5100만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실제 매출의 4배 이상을 부풀린 것으로,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술 과장과 재정 불투명성은 결국 회사 파산의 결정타가 되었으며, 창업자인 두갈은 지난해 2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직원 700명 일자리 상실**로 **AI 스타트업 신뢰도 타격**

빌더AI의 몰락으로 약 700명의 직원들이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대부분이 인도 현지 개발자들로, 회사가 AI 기술로 포장했던 실제 작업을 담당했던 인력들이다. 이들은 회사의 허위 마케팅을 알지 못한 채 성실히 개발 업무를 수행했지만,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 사건은 실리콘밸리 전반에 가짜 AI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AI라는 이름만으로 투자를 끌어모으던 분위기에도 균열이 생기며, 기술의 실체를 묻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실사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실제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꼼꼼히 검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빌더AI 사태를 AI 붐의 부작용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AI 관련 투자가 폭증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실제 기술력 없이도 AI 마케팅만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허울뿐인 AI 마케팅**으로 **과장된 혁신의 대가는 파산**

빌더AI는 결국 허울뿐인 AI 마케팅에 기댄 채 자멸했다. AI 매니저 나타샤라는 화려한 간판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기술력은 빈 껍데기였고 수익 구조는 허술했다. 과장된 혁신의 대가는 파산이었고, 이는 AI 붐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이 사건은 AI 업계 전반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첫째, 투자자들은 AI 기술의 실체를 더욱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화려한 데모와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기술의 작동 원리와 성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둘째, AI 스타트업들은 단기적인 투자 유치보다는 실질적인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규제당국과 업계는 AI 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AI 기술을 표방하는 기업들이 실제로 AI를 사용하고 있는지, 그 성능이 홍보와 일치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빌더AI의 파산은 AI 붐이 가져온 부작용의 한 단면이지만, 동시에 건전한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진정한 AI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와 시장 평가 기준도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