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AI와 로봇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출처 : SONOW

테슬라 이사회, 머스크 CEO에 290억달러 규모 임시 보상 패키지 승인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290억달러(약 40조30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부여하는 임시 급여 패키지를 승인했다고 8월 5일 발표했다. 이는 9600만주의 임시 급여 패키지로, 앞으로 2년 동안 테슬라 CEO로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기를 주기 위한 조치라고 테슬라가 밝혔다.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보상안이 2년간 테슬라 CEO 자리를 유지해야 수령할 수 있으며, 이 회사의 이사회는 머스크 CEO가 2017년 이후 의미 있는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주식의 13%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보상안이 지급되면 지분율이 1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델라웨어법원 2018년 보상안 무효 판결 이후 대응책 마련

이번 조치는 델라웨어 법원이 지난 2018년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 500억달러(약 69조 5000억원) 이상의 급여 패키지를 지급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델라웨어주 법원의 캐서린 맥코믹 판사는 테슬라 이사회가 사실상 머스크의 통제하에 있었으므로 보상 패키지 승인 역시 머스크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최근 12월에도 델라웨어법원은 테슬라가 6월 주주총회에서 재승인한 보상안에 대해서도 "주주 총회 재승인이 머스크의 급여 보상안을 정당화하기 위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무효 판결을 내렸다. 테슬라와 머스크는 이에 불복해 델라웨어 대법원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25% 의결권 확보해야 AI·로봇 분야 리더십 발휘 가능" 머스크 주장

머스크는 지난 2024년 1월 X(트위터)를 통해 "25%의 의결권 없이 테슬라를 AI와 로봇 분야의 선두 주자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내가 휴머노이드 로봇 군대를 만든 뒤에도 행동주의 주주에게 쉽게 쫓겨나지 않았으면 한다"며 경영권 강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4일 진행한 테슬라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10조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200조 달러로 제시했던 시장 규모 전망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지만, 여전히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강조한 것이다.

11월 주주총회서 최대 1조달러 규모 장기 보상 패키지 표결 예정

테슬라는 오는 11월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를 위한 최대 9750억달러(약 1353조원) 규모의 새로운 장기 보상 패키지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앞으로 10년간 일정한 시가 총액이나 운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2차례에 걸쳐 주식이 지급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성과 기준에는 연간 2000만대 차량 인도, 100만대 로봇과 로보택시 상용화, 1000만건의 완전자율주행(FSD) 구독 달성 등이 포함되며,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현재 1조1000억달러에서 10년 내 8조5000억달러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건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테슬라 주주들은 xAI에 투자할지도 표결하게 된다. xAI는 2023년 설립 이후 소셜 네트워크 X와 합병했으며, 스페이스X로부터 20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 가치 80%가 옵티머스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며 AI·로봇 사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사회 "AI 인재 전쟁 시대 머스크 리더십 필수" 강조

테슬라 이사회는 "AI 인재 전쟁이 극도로 치열해졌다"며 "이런 환경에서 머스크는 기술 전문성, 리더십, 실행력을 모두 갖춘 유일무이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경영진 한 명을 잃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에 인재를 유입시키는 구심점을 잃는 것"이라고 이사회가 설명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상안을 두고 "머스크가 2030년까지 CEO로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며 "주가에 드리워졌던 리더십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최근 실적 부진과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 확대로 인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주주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