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토론회 참석자들

출처 : SONOW

송호근 카카오뱅크 부행장"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인프라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금융시장 활용 가능성과 제도적 과제를 짚었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부행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금융혁신의 미래를 열다' 토론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부행장은 스테이블코인의 현재 사용처가 90% 이상 암호화폐 트레이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기존 금융 서비스와 융합해 송금·결제·투자 등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금에서 카드로 전환됐던 것처럼, 결국 산업적 지원과 제도 설계를 통해 빠르게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송금 수수료 혁신과 **카드 수수료 10분의 1 수준까지 절감 가능**

해외송금 영역에서도 효용을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지갑 간 송금 구조로 단순화돼 수수료와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급결제 영역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력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카드사·밴사·은행망을 한 번에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정산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카드 수수료의 10분의 1, 20분의 1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화폐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송 부행장은 "현재 지역화폐는 발행·정산 절차가 번거롭지만, 목적형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하면 특정 지역·기간에 맞게 빠르게 집행할 수 있다"며 "재난 지원이나 긴급 구호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민병덕 의원 **"제도화 선행되어야 다양한 유스케이스 창출"**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두고 당국에 문제 제기도 했다. 민 의원은 "정부와 당국이 유스케이스(사례)를 찾아달라고 하는데, 제도화가 되지 않으면 사업자들은 시도조차 할 수 없다"며 "새로운 서비스나 투자도 제도가 뒷받침돼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도를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사례만 요구하는 것은, 사업자가 시간과 돈을 들여 시도해도 제도화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떠안으라는 얘기"라며 "제도화가 선행되면 유스케이스는 훨씬 더 다양하고 빠르게 쌓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행 구조 논의와 **금융당국 "안정과 혁신 균형" 입장**

발행 구조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민 의원은 "안정을 이유로 은행이 지분 51%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반대로 혁신기업이 51%를 차지하고 은행이 안정 역할을 보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발행 주체와 감독 방식 등에서 안정과 혁신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은행 중심으로 리스크를 관리한 뒤, 비은행 참여 확대를 검토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토론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기반 마련과 금융 혁신 방향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제도화 의지와 구체적인 로드맵 발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